강은 4개만 살립니까? 모두 살려야지요?

정윤정(진주여성민우회 사무국장)

4대강 사업을 두고 누구도 편한 사람이 없다. 지금까지 4대강 사업을 두고 찬반이나 타당성을 두고 벌여온 국민 갈등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과연 어느 정도 일까? 나의 경우 대운하 반대 집회에서부터 4대강 반대 집회까지 촛불문화제 서울 3회, 지역 17회, 토론회 12회, 단식2회, 자전거 홍보 1회, 지역설명회 1회, 회의 30여회, 현수막이나 피켓 10여개 제작, 거리 홍보전 7회, 원고 3회, 인터뷰 11회, 기자회견 23회, 간담회 4회, 주고 받은 메일 수, 홈페이지 올리고 내린 글들, 회원이나 주위사람에게 전화 횟수, 설문조사, 서명... 사석에서 나눈 토론은 세지도 못할 지경이다.

개인적인 노력에 대한 비용을 제쳐두고도 물리적 비용으로 환산 하려 해도 할 수가 없다. 하나의 물방울에 지나지 않는 ‘나’라는 한사람이 움직이는 것이 이정도 인데, 국민적으로 환산해봤을 때를 생각해보면 과연 우리가 뭘 하고 있는 것인지 무한한 소모전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중 진주는 낙동강 개발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훗,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 해놓고 낙동강 개발 이랜다.) 4대강 살리기를 한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강은 4대강 뿐만 아니라 모든 강은 살려야 하는 것 아닌가? 4대강 살리기 사업이라는 말을 들으면 누구나 강을 깨끗하게 한다고 생각하지 바닥을 파고 콘크리트를 부어 물을 가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참 사업명도 잘 지었지..) 또한 이후 사업비는 계속 증액하겠지만 발표대로 22조 라는 사업비에 대해서도 월 소득 몇 백 만원 단위인 국민들은 생소하다. 어느 정도인지 감이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감히 많더라는 것 외에는 딱히 할 말이 없다.(사업비도 전략인가?)

 4대강(한강, 금강, 영산강, 낙동강)중 낙동강은 나머지 강과 달리 식수원이다. 때문에 반대의 목소리가 더욱 높을 수밖에 없다. 강을 살린다면서 식수를 포기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참 이리 설명했다 저리 설명했다 헷갈리게 한다. 국민 앞에 ‘강살리기’라 하고 별 관심 둘 일이 아니라는 분위기를 만든 다음 4대강의 실체인 물가두기를 하는 것이다.

흐르지 않는 물은 어떻게 되겠는가? 어렸을 때부터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라는 말을 들어온 덕분에 너무 잘 알고 있다. 그러니 현재 식수로 사용되고 있는 물조차도 식수로 이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어찌 하겠는가? 식수를 끌어오는 방법을 찾은 것이 남강댐 물, 합천댐 물, 안동댐 물... 인근의 식수를 250km 넘는 수도관을 연결하여 끌어오는 방법이다.

진주는 남강댐 물 부산 공급이라는 문제의 중심에 있는 것이다. 직접 보면 알겠지만 남강댐은 대단위 아파트단지를 포함한 주거지역 바로 위에 위치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보기 힘든 광경이다. 남강댐은 46m 만수이다. 현재 41m 유지, 사천만 방류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데 4m 높여 45m로 유지 사천만 추가 방류 운영으로 부산으로 물을 공급하다는 것이 애당초 계획이었다. 수위상승에 대한 위험으로 지역민의 반대의 목소리가 높자 수위상승은 하지 않고 지리산 댐을 만들어 물을 확보 하겠다 한다. 지리산 댐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 또한 높기는 마찬가지다. 사천 방류 또한 지역주민의 분노를 자극하고 있다. 남강댐 물을 바다인 사천으로 방류하니 양식을 비롯한 어민들의 농사에 피해를 끼칠 수밖에 없다. 어민들의 생존권 문제인 것이다.

그런데 거기다 대로 더 많은 물을 방류하겠다니 분노가 클 수 밖에 없다. 보상이라는 당근을 들고 나오지남 직접적인 보상을 받는 주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개인 소유 외에 지역 전체 소유인 바다의 생태가 파괴되는 것을 누가 어떻게 책임지겠단 말인가? 4대강 살리기? 낙동강 식수 포기? 남강댐 물 부산공급? 모두 별개의 사업이 아니란 것은 누구나 알만하다.

추석 전부터 배추 뿐 아니라 대부분의 채소 값 인상으로 힘들다. 농사에 문제가 생겨 수확량이 적어지면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민은 물론이고 도시 노동자를 비롯한 농산물을 소비하는 모든 사람이 힘들어 진다. 그래서 농사는 농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생존권의 문제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 농지를 지켜내고 그 양을 최대한 확보하는 일이 식량대란에 대비하는 우리의 자세이다. 예상치 못한 홍수에도, 가뭄에도, 한파에도 농산물 공급의 파동을 최소화 하는 방법은 농지 면적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4대강 사업으로 농지 3,800ha가 사라진다. 이미 낙동강 주변에서는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다. 채소공급파동, 과연 이상기후 때문만 일까?

우리나라 전문가 그룹은 물론, 세계의 하천 전문가들로 말리는 4대강 사업. 과연 누구를 위해서 이렇게 밀어붙이는 것일까? 운하 부활? 부동산 개발? 무엇이 되었건 대부분의 국민이 함께 누릴 일은 아니지 싶다. 또한 무엇이 되었건 강의 주인인 국민은 걱정하고 있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지키고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강이 되기를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