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스케치>

가정의 달은 '가장'의 달?

여성은 ‘생계에 대한 책임도 덜하고 생산성도 낮다’는 인식 때문에 제일 먼저 노동시장에서 내몰리는 상황에서, 편부모 가장이나 이혼한 여성이 꾸려 가는 가구를 가족의 붕괴현상으로 규정하고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가정으로 돌아가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상황에서 가족의 가치를 유지한다는 주장은 그 혐의, 즉 현재의 위기에 대한 사회구조적인 분석 없이 그 책임을 가족에게 지우려는 혐의, 가정을 여성의 영역으로 규정하면서 사회적 위기를 극복할 남성을 위해 발이라도 씻어 주는 여성상을 강화하는 혐의, 사랑과 화합을 강조하면서 가족간의 권력관계나 갈등을 무마시키려는 혐의를 벗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