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하반기*함께가는여성] 기획1_Since 1987, 한국여성민우회는
■기획소개
1987년 창립대회, 1993년 국내 첫 직장 내 성희롱 실태조사, 1999년 ‘나의 여성차별 드러내기’ 캠페인, 그리고 여성 노동자의 투쟁 현장… 삶을 목소리로 증언하며 같이 거리로 나섰던 수많은 얼굴들이 여성운동의 길을 함께 만들어왔습니다. 페미니즘이 논쟁의 중심에 서 있을 때에도, 운동의 일상이 때론 지침으로 다가오는 순간에도, 우리의 가장 큰 용기가 되어준 것은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들입니다.
그 시간을 함께 쌓아주신 여러분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역사를 돌아보며, 이전에도 그랬듯 오늘 더 용감하게 나아가는 여성운동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기획1
Since 1987
한국여성민우회는
한국여성민우회는 사회적 약자를 향한 모든 폭력이 정의롭게 중단된 사회, ‘여자답게’, ‘남자답게’ 라는 말에 나다움이 가려지지 않는 사회, 모두가 조금 덜 일하고 조금 더 삶을 가꾸는 사회, 모두 독립적인 존재임을 존중하며 서로가 의존하고 있음을 기뻐하는 사회를 향해 걸어왔습니다. 한국여성민우회가 많은 이들과 함께 걸어온 30년의 길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1987년 / 한국여성민우회 창립
이 땅의 여성들은 가정과 일터, 사회에서 여성이기 때문에 차별과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여성 스스로의 힘입니다.
한국여성민우회 초대 회장 이이효재
1988년 / 직장 내 폭력추방운동
평등과 상호존중이 넘쳐야 하는 직장이 무서운 폭력의 장이 되고 있어 우리의 마음을 어둡게 한다. 우리 여성들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짓밟기 위해 기업과 공권력에 의해 무자비하게 일어나는 폭력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추방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직장 내 폭력추방운동 취지문 中
1989년 / 함께가는 생활소비자협동조합 창립
단순한 먹거리를 나누는 활동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사회의 변화를 추구하는 운동이다. 모든 생산이 인간을 위하고 자연을 파괴하지 않으며, 협동의 가치가 실현되는 사회를 앞당기고자 한다.
함께가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 창립 선언문 中
1990년 / 여성노래 한마당
여성들은 자신의 심경을 표현할 수 있는 노래를 전혀 만나지 못했고, 사랑과 이별타령 일색인 상업가요의 홍수 속에서 여성의 정서는 왜곡되고 소외되기 마련이었다. ‘여성노래 한마당’은 여성의 현실과 건강한 정서를 담은 ‘여성노래’를 만들고, 널리 불리길 바라며 기획되었다.
1990년 11월 <함께가는 여성> ‘이젠, 우리들의 노래를 부르리’ 中
1991년 / 결혼, 임신 퇴직 및 조기정년철폐를 위한 공개토론회
같은 일에 같은 임금, 업무차별 없는 회사 여직원이 결혼해도 상관없는 그런회사 자동으로 승급하고 능력따라 승진하는 남녀직원 똑같이 대우하는 민주직장 살맛나는 그런회사 어디가면 있나요 고평법을 잘지키는 그런회사 어디 있나요 라라~ 라라라라 결혼 임신해도 부당인사 강제사표 없는 평생직장
공개토론회에서 불린 노래 ‘여직원의 희망사항’(개똥벌레 개사)
1992년 / 선거보도감시 연대회의 결성
“집에서 잠자코 애나 보고 밥이나 할 일이지 어디다대고 감놔라 대추놔라야!” KBS 시청료 거부운동에 참여했던 주부들은 ‘식순이’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우리는 활동을 멈추지 않았고, 5년이 지난 지금 선거보도 감시연대에 참여하고 있다.
1992년 3월 <함께가는 여성> ‘밥 지어 먹으며 새벽까지 감시합니다’ 中
1993년 / 서울대 신교수 성희롱 사건
성희롱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말하는 것이 다시 피해가 된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그러나 여성들이 자신에게 닥칠 불이익을 예상해서 보이는 ‘회피의 태도’야말로 성희롱을 가속화하는데 일조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면 계속 이런 일은 묻혀 있게 될 테니까요.
서울대 신교수 성희롱 사건 당사자 발언 中
1994년 / 용모단정 요구 44개 기업체 집단 고발
집안 형편이 어려워 여상에 들어왔고 이제 막 취업을 하게 된 제자가 키가 너무 작아서 회사에 들어갈 수 없게 되었다고 울먹이며 하소연을 합니다. 학생들이 취업조건에 도달하려고 살 빼는 약물을 먹고, 쌍꺼풀 수술을 하는 것은 보편화된 지 오랩니다.
○○여상 취업담당선생님
1995년 / 가족과성 상담소 개소
“따르릉” 하는 벨소리에 상담원은 떨리는 손과 긴장된 목소리로 “가족과 성 상담소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개소식 후 첫 상담을 시작하였고, 그 날 이후 상담 전화 벨소리는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1995년 11월 <함께가는 여성> ‘지역 여성들에게 성큼 다가서는 상담소’ 中
1996년 / 미인대회 지상파 중계 중단 운동
여성을 일렬로 세워놓고 요모조모를 살펴보고 마치 상품을 검사하듯이 규격에 준하는가 여부를 평가하는 미인대회! 이는 여성의 육체가 바로 대중의 오락물이요, 남성의 볼거리임을 뜻하는 그 이상의 의미가 없다.
1996년 5월 <함께가는 여성> ‘방송이 앞장선 신데렐라 만들기’ 中
1997년 / 한부모 사업
결여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편부모라는 말 대신 ‘한명이면서 가득한’의 뜻을 담아 한부모라는 명칭을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제는 국가기관에서도 사용하게 된 이 단어는 실제 한부모와 한부모 가족에 대한 인식을 변화시키는 시작점이 됐다.
1998년 / 미디어운동본부 발족
한국여성민우회는 오늘 수용자주권의 확보와 평화를 향한 여성주의적 시각이 미디어 속에 충분히 담기고, 우리 사회의 민주화와 인간화를 위한 소중한 걸음걸음에 미디어가 본래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미디어운동본부를 출범시킵니다.
미디어운동본부 발족선언문 中
1999년 / 나의 여성차별 드러내기 21세기 평등세우기
회원을 포함한 주변의 보통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한,2천 건이 넘는 차별사례들은 그야말로 너무도 귀한 자료였다. 차별 경험 이야기들은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여성운동의 실천방향을 생생하게 알려주는 것이었다.
1999년 겨울 <함께가는 여성> ‘‘나여기’에서 ‘우리 여기’로’ 中
2000년 / 사내부부해고 반대운동
제 손으로 사직서를 낸 것은 인정합니다. 그러나 어느 여성이 사직서를 내지 않으면 남편에게 불이익을 준다는데 사직서를 안내겠습니까? 저 또한 그럴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다시 일하고 싶습니다. 누군가의 부인이 아니고, 계약직 사원 김미숙이 아닌 정규직으로 일하고 싶습니다.
김미숙이 작성한 진정서 中
2001년 / 성인지적 관점에서 바라본 지방자치단체 여성정책과 예산분석
여자들만 애들 똥오줌을 누여야 하나? 남자화장실에도 아동용 화장실을 넣고 기저귀 가는 편의 시설을 넣으라고 하면 되는 거구나! 유모차 끌고 다니기 편한 도보를 만들라는 것도 성인지적관점이구나! 우리가 늘 하던 말을 조금 있어 보이게 바꿔하는 말이 성인지적 관점이었던 거다.
2001년 3·4월 <함께가는 여성> ‘예산에도 성(性)이 있다’ 中
2002년 / 생리대 Up&Down 캠페인
여성에게 있어 생리대는 필수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가가치세가 부과되고 있다는 것은 여성과 남성의 특성과 차이를 반영하지 않는 불평등한 조세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8년 7·8월 <함께가는 여성> ‘2002 생리대 Up&Down 캠페인’ 中
2003년 / 호주제 폐지운동
호주제 폐지는 사회구성원 모두가 평등한 민주적 가치를 존중받을 수 있는 계기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성평등한 가족제도를 실현하고 다양한 가족형태를 인정하며 개인의 인권이 존중되는 새로운 대안적 신분등록제 마련을 위해 국민적 논의와 합의를 적극 이끌어내야 한다.
호주제폐지 환영논평 中
2004년 / 평등한 일∙출산∙양육을 위한 캠페인Ⅱ
회사는 출산휴가를 마치고 복귀하는 날짜를 알려 주겠다고 했다. 그런데 그들은 복귀날짜 대신 재시험을 봐서 합격해야만 복귀자격이 주어진다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했다. 지금 나는 “일하는 여성여러분! 출산해고가 당신의 앞을 가로막아 직장생활의 종말을 알릴지 모릅니다. 조심하세요!” 라는 피켓을 들고 길거리로 나가고 싶은 심정이다.
캠페인 참가자 박성진의 글 中
2005년 / 내 몸의 주인은 나 NO 다이어트 NO 성형
‘외모지상주의 확산을 막기 위해 가장 먼저 사라져야 할 것’으로 ‘남성은 능력, 여성은 외모에 가장 큰 비중을 두는 결혼문화’가 1위로 선정됐다. 그리고 ‘저체중 여성만 등장하는 TV’와 ‘면접에서 외모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기업문화’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외모에 대한 말 중 가장 듣기 싫은 말’로는 ‘살 좀 빼야겠다’와 ‘옷차림에 신경 좀 써라! 여자가 그게 뭐니?’라는 말이 뽑혔다.
2006년 / 난자채취 손해배상 청구소송
난치병을 앓고 있는 동생에게 ○○병원에서 난자제공 제안이 있었고 동생과 저는 현재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희망을 가지고 응했습니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로 굳게 믿고 난자를 공여했지만, 모든 것이 거짓이고 단지 실험에 필요한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난치병 환자를 이용했다는 점에 심하게 정신적 충격을 받고 있으며 정식으로 소송에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난자채취 피해자 신고센터 게시판 글 中
2007년 / KTX 비정규직 여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
너무 힘들어서 투쟁을 접으려고 한 적도 있다. 언론에서는 여승무원이 유망한 직종이라고 선전했지만 이제 우리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다. 그러나 우리들만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끝까지 싸울 것이다.
철도노조 KTX 승무지부 정지선 대변인의 발언 中
2008년 / 웃어라 명절 캠페인
<웃어라>에는 “이런 명절은 정말 싫어요!”라는 주제로, <명절>에는 “즐거운 명절을 보내기 위한 나만의 노하우”라는 주제로 메모지 붙이기가 진행되었다. 메모지에는 “결혼, 직업, 외모 묻지 않기. 그렇게 할 말이 없나?” “설거지는 모두 함께” “축구를 하면 좋겠다” 등의 메시지가 있었다.
다양한 가족들이 새롭게 만드는 명랑 한가위 中
2009년 / 여성연예인 인권지원 서포터즈
“저는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죽음이라는 최후선택을 하게 만든 고통, 그 고통을 연예인으로 성공하는 통과의례로 만든 성차별적 관행, 그리고 이것을 묵인하는 사회적 통념에 저항하고자 합니다.
여성연예인 인권지원 서포터즈 활동 출범 선언문 中
2010년 / 스물, 여성주의로 길을 잇다
지금 당장 눈앞에서 그 효과를 얻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언젠가는 반드시 바뀌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그러한 한 사람 한 사람의 믿음과 신념이 모이고 모여 결국 이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바꿀 것이기 때문입니다.
20대 페미니스트네트워크 물길 참가자 산의 후기 中
2011년 / 식당노동자의 인권적 노동환경 만들기
식당노동자에게 제대로 된 이름을 붙여, 노동의 의미를 새기고, 사회적으로 존중을 확산하고자 ‘차림사’라는 호칭을 만들었다. ‘여기요, 저기요, 아줌마’가 아닌, 이제 식당에서 외쳐보자. “차림사님!”
2012년 / 성평등복지로 한국사회의 다음을 기획하다
노후, 시간, 건강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여성들의 일상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결과는 여성들은 ‘노후가 불안하고, 삶 자체가 바쁘며, 일상적으로 아프다’는 것이었다. 왜 불안하고, 바쁘고, 아픈가. 그 이유와 대안을 성평등복지 의제와 정책과제에 담았다.
2013년 /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출판, 북콘서트
고도 비만의 어머니 밑에서 자란 그녀에겐 잊을 수 없는 경험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으로 내려가던 도중 한 아저씨가 탔다. 그러자 만원을 알리는 경고음이 크게 울리기 시작했다. 잠시 뒤 엄마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책 <뚱뚱해서 죄송합니까?> 中
2014년 /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 존중이 오가는 백화점 만들기
사람으로 좀 봐주면 좋겠어요. 고객만 사람이 아니라, 거기서 일을 하는 직원들도 사람이라고. 내가 뭔가 좀 즐거워야 하고, 내가 피곤한 게 풀어져야 고객한테 응대를 할 때에도 좋게 응대를 하는데, 항상 찌들어 있으면 웃음이 나올 수가 없거든요.
책 <백화점에는 사람이 있다> 中
2015년 / 1시간짜리 성형광고, TV성형프로그램 그만!
출연자들이 외모차별로 인해 받는 고통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성형수술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방송 프로그램이 나서서 외모로 인한 고통과 차별에서 벗어나기 위한 해결책을 ‘수술과 시술을 통한 외모의 변화’ 한가지로 제시하는 것은 분명 문제이다.
2016년 / 여성폭력 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 “나는 ○○에 있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입니다. 유머랍시고 던지는 혐오 발언부터 눈앞에서 일어나는 폭력까지 모든 순간에 여성을 도울 수 있도록 용기를 내겠습니다. 어떤 여성도 죽게 놔두지 않겠습니다. 우리 모두 용기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책 <거리에 선 페미니즘>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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