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내 몸의 주인은 나 거리캠페인
오후 3시 경 트럭에 캠페인 준비물들을 싣고 떠나려는 순간 한 두 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졌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토요일에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가 맞지 않기를 기도하면서 한 주 내내 마음을 졸였었다. 이 날을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 왔던가? 자원활동가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기획, 소책자 제작와 실사 제작을 위한 작업...평소에는 잘 맞지 않던 일기예보도 중요한 날에는 어김없이 꼭 맞아떨어지는 건 무슨 법칙인지. 빗방울이 점점 많아지면서 오후 3시인데도 하늘이 어두컴컴해졌다. 금방 그칠 비가 아니었다. 오만 걱정을 다하면서 오후 3:30분 경 마로니에 공원에 도착.
우리는 마음을 다부지게 먹고 담담하게 행사를 치르기로 결심했다. 다행히 짐을 내리는 동안에는 비가 잠시 멈춰주었다. 애초에 공연장 밖에 설치하려고 했던 출발 부스, 도착 부스, 실사 그림 전시장, 성매매방지를 위한 투호놀이장의 위치를 공연장 입구로 옮겼다. 비가 오고 어두웠음에도 전체적으로 오붓하고, 아늑한 분위기에서 행사가 이뤄졌다. 무대 쪽을 비추는 공연장의 라이트빛이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생리주기팔찌만들기의 인기를 하늘을 찔렀고(!) 콘돔실습 역시 호응이 만만치 않았다. 올해 새롭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인, 성매매방지를 위한 투호놀이, 어린이를 위한 성교육방, 성적 이미지 그려보기, 거리상담 부스에 대한 참여와 반응도 좋았다. 참가자들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온 가족들, 연인들, 친구들, 학생들 등 다양했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연령에 관계없이 모두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기에 행사를 진행하는 쪽에서도 참가하는 쪽에서도 부담없이 즐겁게 함께 할 수 있었다.
특히 각각의 부스 프로그램을 맡아서 진행했던 자원활동가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또한, 가족과성상담소의 든든한 기둥인 상담원 선생님들의 노련함 역시 해가 갈수록 빛을 발했다.
이렇게 모두 함께 만들어 가는 "내 몸의 주인은 나, 캠페인"
우리 모두가 1년 내내 준비해 온 한 해 동안의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날이었다.
Ⅰ. 성적 의사결정능력 테스트 (출발)
- 성적 의사결정능력 테스트와 투어카드를 갖고 출발!
- 자신의 성적 자기 주장 능력, 성에 대한 가치관 등을 점검함으로써 참가자들 스스로 자신의 '성적 의사 소통' 능력을 점검해 볼 수 있다.
- 참가자들이 스스로 성폭력적인 관계를 어느 정도 '정상적' 혹은 '자연스러운' 남녀관계로 인식하고 있는지 점검하게 함으로써 성폭력 개념을 정확히 인식하게 하는 프로그램.
Ⅱ. 콘돔실습
- 인공 음경에 직접 콘돔을 착용시켜 봄으로써 피임과 친숙해 지고, 스스로 성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기르게 하는 훈련.
Ⅲ. 성매매방지를 위한 투호놀이
- 성매매를 바로 알 수 있게 해 주는 문구를 통이나 틀에다 일정 갯수 이상 집어넣어 성매매를 조장하는 성매매에 관한 그릇된 통념을 바로 잡고, 잘못된 생각들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Ⅳ. 생리주기팔찌 만들기
- 생리주기팔찌란 월경의 시작일부터 다음달 월경 시작일까지의 순환 주기 속에 있는 배란일과 가임기간, 생리예정일을 구슬로 꿰어 만든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과정에서 배란, 생리 예정일, 가임 기간 등을 임신에 대한 생물학적 지식과 함께 여성에게는 자기 자신의 생리주기를, 남성에게는 파트너의 생리주기를 앎으로써 남녀 모두에게 임신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생물학적 지식을 알게 되고, 또한 자기 자신과 파트너의 몸을 소중히 여기는 감수성을 갖게 하는 매우 인기있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다. 피임법이 아님을 강조.
Ⅴ. 어린이를 위한 성교육방
1. 목적
1) 어린이들에게 성이 즐겁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스스로 성적인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도록 한다.
2) 어린이 성폭력 예방을 위한 훈련을 통해 '내 몸의 주인은 나'라는 인식을 갖도록 한다.
2. 방법
- 어린이를 위한 성교육 책 전시 및 읽어 보기
종이봉지공주2권/엄마가 알을 낳았대 2권 / 이럴땐 싫다고 말해요 1권 / 초경파티 2권 /
나 13살 여자 2권 / 두근두근 상담실 2권 / 10-12세 어린이 성교육 교실 1.2 /
- 어린이의 성장과정과 수영복 입히기를 통한 성기의 중요성 인식
- 성기 명칭 써보기
- '난( )예요' 카드 써보기
Ⅵ. 성적 이미지 그려보기
1. 목 적
1) 자신이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이미지를 그려봄으로써 '성적 존재로서의 나'를 알고, 스스로를 성적인 존재로 인정할 수 있도록 한다.
2) 다른 참가자들이 그린 그림 전시를 보는 과정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성에 대한 이미지와 관념이 얼마나 다양하고 다를 수 있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성적 의사 소통의 필요성을 깨닫게 한다.
2. 방 법
1) 잠깐의 명상을 통해 자신이 생각하는 성의 이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한 뒤, 흰 도화지와 크레파스, 색연필, 한지 등의 재료를 준 뒤 떠오르는 대로 표현해 보게 한다. 2) 그려진 그림을 벽면에 전시한다.
Ⅶ. 실사 그림 전시
- 만화 등의 삽화가 삽입된 전시물은 성폭력의 개념과 통념, 성폭력 바로 알기,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이해, 성폭력 예방, 몸에 대한 고정관념깨기, 성적 권리 장전, 피임 등을 주제로 하여 성에 대한 이해를 돕는 매우 효과적인 시각적 장치이다.
Ⅷ. 거리상담
- 평소에 궁금했거나, 행사 참여 과정에서 새롭게 생긴 질문이나 고민을 참가자가 상담자와 나누고 조언을 듣는 과정에서 스스로를 성적인 존재로 인정하고, 성적 존재로 성숙하기 위해 자신에게 필요한 것들을 스스로 깨닫게 한다.
"자주 자주 여기 저기에서 지금과 같은 캠페인이 벌어지기를 바랍니다. 작은 힘이 세상을 바꿉니다. 나는 내 몸의 주인!! 세상의 모든 사람이 각자 자신의 몸의 주인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민우회에 감사드립니다. ^^"
"비 속에서 행사 진행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몰랐던 것 많이 알고 갑니다."
"내년엔 남자 친구 만들어서 같이 와야겠어요. ^^! 밝은 곳으로 성을 끌어내기! 당당하게!"
"성에 대해 잘 모르구 있었는데 행사 참여하면서 단순히 머리로만 아니라 행동으로 경험함으로써 더 기억에 남는 거 같습니다. 작은 참여건만 많은 걸 배워갑니다. 담에두 좋은 행사 부탁드릴께요~ 여성민우회가 있어 우리의 성, 밝게 빛날 것 같아요. ^^ 파이팅! p.s.참 재미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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