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보도 사례2] 폭력인 사건은 연애, 성적인 관계로 바라보지 않는다.
성폭력 보도 사례2.
2. 폭력인 사건을 연애, 성적인 관계로 바라보지 않는다.
사이버 역술인이 고객들을 속여서 자신과 강제로 성행위를 하게 한 사건이 있다면 이것은 분명한 성폭력사안이다. 하지만 이 사건을 보도한 <사례1> 기사의 제목은 <사이버 역술인의 엉큼한 사주풀이>. ‘엉큼한’이라는 말은 재미있는 성적 해프닝에나 붙일 수 있는 수식어이다. 같이 실린 삽화를 보더라도 폭력상황을 성적인 관계로, 재미있는 이야기꺼리로 다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이버 역술인의 엉큼한 사주풀이보다는 '역술인, 직업 이용한 성폭력', '사이버 역술인의 범죄'등의 표제로 바꾸는 것이 독자로 하여금 이 사건이 명백한 성폭력 범죄임을 인지시킬 수 있을 것이다.
<사례2>는 스토킹과 납치사건의 범인을 검거한 것을 보도하고 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 이 사건은 ‘사랑한다’며 감정을 강하게 표현한 일, 즉 ‘구애’ 행위이다. 하지만 피해자의 입장에서 이것은 폭력일 뿐이다. 스토킹에 관한 해당 법률도 없는 상황에서 많은 여성들이 스토킹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이 범죄를 ‘구애’, ‘사랑합니다.’ 라는 말로 설명하는 것은 스토킹을 ‘사랑하기 때문에’ 벌어질 수 있는 일 정도로 인식시킨다. 마치 아내폭력을 당사자들 간의 집안일로 탈정치화 함으로서 피해를 방치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 것이다.
<사례1> 조선 3.31 사회 <사이버 역술인의 엉큼한 사주풀이> 박란희 기자
여자 회사원 신모(26)씨는 작년 12월 30일 무료 사주 카페에서 일대일 채팅으로 운세를 보던 중 ‘이동수가 있으니 여행을 가라. 여행지에서 천생연분을 만날 것’이라는 점괘를 들었다. 역술인은 신씨에게 “강릉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정동진 가는 길을 물어보는 사람이 바로 운명의 남자”라고 짚어줬다. 여행을 떠났던 신씨는 점고처럼 치과의사를 만났고, 술을 마신 후 성폭행 당했다. 이 치과의사는 바로 그 역술인이었다.
또 다른 여자 회사원 이모(23)씨는 2005년 5월 유명 채팅 사이트 S클럽의 ‘종교방’에서 역술인으로부터 “부모님의 팔자가 좋지 않아 집안에 우환이 닥친다. 이를 피하기 위해 나처럼 영혼이 맑고 성관계가 없는 사람과 결혼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이를 밑은 이씨는 8개월 동안 결혼을 전제로 역술인을 만났고, 수차례 성관계도 가졌다. 하지만 역술인은 자녀를 3명이나 둔 유부남이었다. (하략‥)
<사례2> 경향 3.31 사회 <“사랑합니다” 女형사 감금> 황인찬 임지선 기자
강력계 여형사를 차량에 감금하고 구애공세를 펼치던 ‘간 큰’ 연하남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자는 경찰과 도심 추격전까지 벌였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30일 현직 여경을 승용차에 감금한 채 끌고 다닌 손모씨(23)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손씨는 이날 오전 8시 45분쯤 서울 노원구 하계동 길가에서 출근하던 노원경찰서 형사과 O순경(28)을 자신의 에스페로 승용차로 유인, 뒷좌석에 태운 뒤 서울과 경기도 일대로 끌고 다닌 혐의다. O순경은 납치된 직후 자신의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휴대폰 메시지를 보냈고, 어머니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해 전국에 수배령이 내려졌다.
납치 차량은 사건 발생 2시간 30여분 만인 이날 오전 11시 10분쯤 서울 영등포로터리 민주노총 앞을 지나다 시위진압을 위해 배치돼 있던 영등포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에게 붙잡혔다.
손씨는 2004년 12월말 의경 근무 시절 집회 현장에서 O순경을 처음 만났으며 몇 번 사적인 만남을 가진 뒤 “사귀자”며 따라다녔으나 거절당했다. 경찰은 손씨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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