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공동체 성폭력을 직면하고 다시 사는법' 토론회
주제는 심각하지만 웃으며 시작하는 토론회~
심각한 내용 일수록 유머를 잃지 않아야 한다는 개인적 소신을 가지고 있는 사회자 이임혜경 선생님은
재치 있는 말투(내용과 상관없이 말투에서 재치가 느껴지는 사람임)로 토론회를 시작합니다.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법적인 해결이 아닌 자신이 속해 있는 공동체에 문제제기 하고
그 안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피해자의 투쟁. 가해자, 구성원의 각자 위치에서 하는 고민과 선택.
성폭력 사건의 '공동체 해결'에서 무엇을 중심으로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 이번 토론회는 공동체 내부의 ‘해결과정’을 거친 이후에도 여전히 남아있는 문제들과
좌절과 냉소가 아닌 이유 있는 분노, 정확한 성찰을 통해 성폭력 사건 ‘이후’함께 살기 위한
공생의 조건을 살펴보고자 마련되었습니다.
도대체 공동체는 누구이며, 성폭력은 무엇이냐. 무엇을 직면 해야 하고 다시 사는 법이란 무엇인가.
이런 의문을 품으신 분들. 토론회 자료집을 첨부파일로 올립니다. 참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공동체, 성폭력을 직면하고 다시 사는 법: 공생의 조건> 토론회
· 일시 : 2012년 10월 10일 수요일
· 장소 : 서울YWCA 마루
· 사회 : 이임혜경
· 발제
공동체 성폭력 '이후', 새로운 관계를 상상하다
:전희경(한국여성민우회 정책위원)
'공생의 조건' 교육 프로그램 사례 발표
: 이선미(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 토론
나영정(성적지향·성별정체성법정책연구회상임연구원)
란(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성화(민주노총 여성위원회)
<발제1>
공동체 성폭력 '이후', 새로운 관계를 상상하다
전희경(한국여성민우회 정책위원 / '오빠는 필요없다' 저자)
성폭력에 반대하는 것은 결국 그 반대를 통해 다른 사회, 다른 관계를 만들기 위한 것이고, 그 다름에 대한 상상력은 사회적 정의(justice)에 대한 새로운 감수성을 공유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태어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겐 '부정의(injustice)'를 감각/인지할 수 있는 평균적 감수성 자체를 높이는 것, 그 '부정의'에 자신이 연루되어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동시에 다시 '정의'를 추구해 가는 주체가 될 수 있음을 환기하고 격려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 속에서, 현실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발제2>
공동체 성폭력 '이후', 함께 살아가기 위한 조건
- '공생의 조건' 교육 프로그램 사례
이선미(한국여성민우회 성폭력상담소)
성폭력 사건이 발생한 이후 내부 절차에 따라 처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구성원들끼리 갈등이 심해지거나 피해자/가해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앞으로 뭔가 더 해야 하는지 혼란을 겪게 된다. 그래서 성폭력 사건 이후, 그 동안의 과정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 이를 위해 '공생의 조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었다
<토론1>
공동체 성폭력, 공동체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부터
나영정(성적지향·성별정체성 법정책연구회 상임연구원)
가해자들이 술김에, 실수로, 의도 없이, 다른데서는 다 문제없이 통용되는 말과 행위들이라고 항변했던 그러한 행동들과 그것으로 인해서 피해를 입었다고 느끼고 주장했던 피해자의 행동들이 의미하는 것은 그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의 규범과 권력을 반영하거나 뒤집고자 했던 의도와 욕망이 담겨져 있는 거라고. 우리가 공동체 성폭력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 할 수 있거나 내부적인 합의로 해결해갈 수 있다고 믿는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를 비롯한 공동체 구성원들의 의도와 욕망, 공동체의 규범에 대해서 다룰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다시 생각하게 된다.
<토론2>
기존의 틀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관계를 상상하는 기초가 되길 바라면서
란(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
보도되는 흉악한 성폭력 가해자의 모습과 달리 내 주변에서, 내가 속한 공동체에서 성폭력이 있었다면? 성폭력을 '사건화'하고 그것을 마주하고 제대로 해결하기란 너무나 쉽지 않은 일이 되어버린다. 공동체 내에서 성폭력을 사건화하고 그것을 '해결했다'고 치더라도 피해생존자는 치유되거나 회복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공생의 조건 프로젝트'의 문제제기들이 기존의 틀에 균열을 내고 새로운 관계를 상상하는 기초가 되길 바란다.
<토론3>
우리는 공유된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지금까지 접한 모든 사건들은 현재 진행형이다. 왜냐하면 가해자는 징계를 거부하였거나 피해자는 고통스러워하거나 모든 과정과 절차를 밟은 사건의 가해자는 떵떵거리고 돌아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끔 나는 성폭력 사건처리의 종료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고민에 빠지곤 한다. 이 모든 것들을 조직이 과연 떠안을 수 있는 걸까? 우리는 과연 이런 조직문화를 어떻게 하면 바꿀 수 있을지 막막하다. 다만, 수많은 여성 활동가들이 떠나지 않고 이곳을 지켜주는 것에 대해 감사할 뿐이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