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포럼: 복지X페미니즘 ‘불안없이 오늘을 살수 있다면’
지난 8월 29일부터 9월 6일까지,
홍익대학교 인근에서 매주 화목 총 네 번(부모돌봄, 국민연금, 기본소득, 주거)의 복지 포럼이 진행되었습니다.
민우회는 매년 섹슈얼리티, 젠더, 정치, 반성폭력 등 다양한 주제로 대중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복지를 주제로 연속 대중강좌를 기획한 건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번 포럼은 성평등복지팀의 ‘비혼여성 부모돌봄’ 프로젝트와 이어지는 행사로,
비혼여성의 눈으로 페미니즘과 복지 제도의 접점을 찾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을 넘어 대안을 찾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각 강좌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요?
1강 비혼과 고령화가 만났을 때 ‘부모님이 갑자기 아프면 어떻게 하죠?’
: 돌봄편_유은주 (원광디지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외래교수)
장기요양보험제도에 대한 상세한 설명으로 ‘돌봄’의 현실을 진단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개인 부담금, 제한적 제도이용시간, 질이 낮은 서비스 등 제도로 ‘돌봄’을 모두 채울 수는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좋은 돌봄’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국공립 시설 확대를 통해 돌봄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다양한 재가 중심의 돌봄 복지를 설계해야 합니다.
또한 노인의 인격적 돌봄 기반을 마련하고, 나이듦과 병듦에 대한 진지한 고민 속에서 ‘노인/부모돌봄’의 새로운 정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2강 비정규직, 저축 없음, 물려받을 자산 없음. ‘노후대비 가능한가요?’
: 공적연금 편_이은주(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정책위원)
“국민연금은 어떻게 작동하며, 왜 개혁되었는가?”라는 질문을 통해 공적 연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
국민연금 고갈보다는 현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제도를 설계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우리는 이런 구조에 대해 문제제기하며 나와 제도 사이의 거리를 좁혀가야 합니다.
우리 상황에 맞는 맞춤형 대안에 대한 진지한 논쟁이 필요합니다.
국민연금은 사회적 부양의 원리(세대 간 연대)로 운영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기금을 쌓아놓는 것이 대안이라는 사고를 넘어, 기금이 어떻게 관리되고 쓰이는지 우리 스스로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3강 ‘조건 없이 매달 100만원이 생긴다면, 여성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 기본 소득 편_스밀라(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BIYN 대변인)
기본소득은 [노동, 자율적인 삶, 지속가능한 사회, 일과 노동, 여성의 권리]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그리고 ‘정상가족을 기준 삼은 복지정책이 과연 합당한가?’ ‘기존 생애주기 모델에 여성의 자리가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합니다.
여성에게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 저임금 장시간 일하는 여성노동자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다양한 삶의 공동체를 상상할 수 있지 않을까?
기본소득은 단순한 복지 정책이 아닌, 개인과 사회의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는, 새로운 돌봄과 새로운 일을 만들어가는 과정입니다.
4강 ‘내 집 마련은 누구 얘기? 내가 살 집은 어디에?’
: 주거정책 편_최지희(민달팽이 유니온 위원장)
“서울 청년가구 빈곤율 40%” “전국 청년 10명 중 3명 주거빈곤” 이것이 청년주거의 현실입니다.
부동산시장 중심의 주거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주거문제 당사자 목소리를 통해, 소유가 아닌 공유관점으로 정책의 관점을 바꿔가야 합니다.
민달팽이유니온은 임대차 분쟁 예방 차원에서 부동산 계약서를 새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세입자를 위한 주거상담센터도 운영해보고,
다양한 형태의 사회주택을 만들어가며, 답답하고 막막한 주거현실에 조금씩 균열을 내고 있습니다.
포럼에 함께 했던 분들이 남겨 주신 후기입니다 :)
보험료 인상이나 기금고갈 등을 중심으로만 생각했었는데 국민연금 제도 개혁에 대해 다양한 상상을 해볼 수 있게 되었고,
내 개인의 노후 문제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문제도 생각할 수 있었다.
노후 대비를 개인의 관점에서 보면 막막하고 답이 없어보였는데
사회적 구성원들의 상호작용하에서 위치시켜서 이해하고 보니 불안감도 줄어들고
좀 더 적극적으로 직접 만들어 가는 제도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서 즐겁고 기뻤습니다.
복지X페미니즘 기획이 제게는 너무 필요한 강의였어요.
성폭력과 성추행에 대한 저항과 인식뿐 아니라 여성이 처한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이해와 대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연금제도, 기본소득, 주거정책 등 평소에 자주 들었던 내용이지만 이번 강의들을 통해 ‘페미니즘’ 시각으로 비평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유익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회원 하은님의 소감으로 후기를 마칩니다 :)
대책이 필요했다. 비혼. 여성. 성소수자. 앞으로 내가 꾸릴 가족은 내가 보고 자란 가족이 아니다. 소위, '일반적'인 모습에서 벗어났다.
이제는 결혼하지 않는 여성이 제일 처음으로 맞닥뜨리는 관문,
결혼하지 않는 여성은 어디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야 할까?
민우회와 만났다. 비혼 여성을 위해 진행하는 강의였다. 노인 돌봄, 국민연금, 기초 소득, 주거. 모두 나의 현재이며 미래였다.
네 가지 강의를 들으면서 궁금했다. 도대체 복지에게 가까이 가는 방법을 왜 이다지도 꽁꽁 감춰 놓았을까?
강의에서 많은 것을 얻었고 배웠다. 귀중한 시간이었다.
문제의 당사자가 모여, 문제의 당사자였고 당사자인 선생님에게 이야기를 듣는 경험이 살면서 몇 번이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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