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_성명] 투쟁 당사자 합의 없는 협의체 구성 파기하고 합의문 전면 재검토하라
[성명] 투쟁 당사자 합의 없는 협의체 구성 파기하고
합의문 전면 재검토하라
추석연휴 직후인 지난 9월 28일, 이상수 노동부 장관, 이철 철도공사 사장,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엄길용 철도노조 위원장은 총 4개 항으로 이루어진 “KTX-새마을호 전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서”를 전격 발표하였다.
승무업무 외주위탁에 반대하여 각각 19개월, 10개월이라는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이 ‘의지’가 담긴 합의서와, 합의주체에 정작 투쟁 당사자인 승무원들이 제외되어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협의체의 “논의 결과에 따른다”면서 정작 그 논의 결과에 따라야 할 당사자인 “승무원”이 빠져 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이처럼 협의체 구성에서부터 투쟁 당사자인 승무원들을 배제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합의’가 그들의 입장을 얼마나 대변할 수 있을지 우려스럽다. 합의 당사자들은 승무원들이 2년 여라는 기간 동안 투쟁해 온 근본적 이유와 요구사항을 상기하고 심사숙고해야 한다.
백번 양보해서 이 협의체를 받아들인다 해도, 그 구성을 문제 삼지 않을 수 없다. 합의한 구성에서는 노동부 장관이 추천하는 공익위원에 캐스팅 보트가 쥐어질 것이 확실시 된다. 정부의 입장 관철을 “합의”라고 부를 것이 아니라면, 그 구성에 대한 새로운 합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합의문이 제시한 문제해결 시한 또한 어디에 근거를 둔 것인지 묻고 싶다. 한 달, 최대 두 달이라는 급박한 시한은 어디에 근거한 것인가. 협의체의 의지가 ‘최단시간 내 처리완료’에 대한 의지가 아니라 진정한 ‘문제해결 의지’라면, 단순한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당사자 간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충분한 기간을 정해 논의해야 할 것이다.
KTX․새마을호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자 하는 노력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당사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그 구성부터 논의-합의하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임을 거듭 주장하는 바이다. 이제라도 정부와 철도공사는 투쟁 당사자인 KTX․새마을호 승무원들이 인지하지도, 합의하지도 않은 협의체 구성 시도를 접고 승무원들과의 대화와 합의를 통한 문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
2007년 10월 2일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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