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마다 성적 욕망, 취향, 성에 대한 도덕적인 기준, 자기 몸에 대한 생각과 느낌은 다 달라. 성과 성관계를 음악에 비유해 볼까? 그건 혼자서 즐기는 솔로 연주일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만나 맞추어 가며 화합하는 듀엣 연주일 수도 있어. 아무리 노력해도 서로 너무 달라 맞추어지지 않고 불협화음과 짜증만 나게 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오히려 다르다는 것 때문에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 같은 신기하기도 하고 크게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 되는 사람들도 있어. 때론 아픔과 상처, 고통을 경험하기도 하고, 때론 환희와 행복감을 맛보기도 하는 그러한 과정에서 우린 모두 '내가 누구인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확인하면서 새로운 나를 만들어 나가기도 하지. 네가 원하는 성, 경험하고 싶은 성은 무엇이니? 네가 경험하고 싶지 않은 성, 싫어하는 성은 무엇이니? 영화나 만화, 소설에서 봤던 것도 좋지만 너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것들을 적어봐. 어떤 것이 네게 불쾌한 경험이었고, 어떤 것이 네게 좋은 경험이었니? 때론 좋은 경험과 불쾌한 경험이 섞여있을 수 있어. 너의 파트너나 친구들과 함께 그들이 원하는 성이 너와 어떻게 같고 다른지 확인해 보렴. 저마다 원하는 것이 다 다르겠지만, 우리 모두가 최소한 합의할 수 있는 공통분모가 있을 거야. '당당한 성·즐거운 성·안전한 성', 이건 누구나 '성'을 통해 행복해지기 위해서 최소한 보장되어야 할 것들이지. 내가 생각하는 당당한 성이란 나의 성적 욕구, 나의 몸, 나의 존재 자체를 소중히 사랑하고 그 존엄성을 잃지 않는 성을 의미해. 성은 즐거운 것이어야 한다는 것에 깜짝 놀라는 사람들도 있어. 어떤 사람들은 성은 은밀한 것이고, 숨겨야 하는 것이고, 더러운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해. 난 성적 쾌감을 느낄 수 있는 몸을 가지고 태어났다는 것이 얼마나 축복처럼 여겨지는지 몰라. 성적 즐거움은 내가 세상에서 가질 수 있는 즐거움과 행복을 더 풍요롭게 만들어 주거든. 그리고 누구나 안전하지 않은 성, 즉 폭력적이고 성병이나 원하지 않는 임신과 낙태의 가능성이 있는 성, 누군가에게 치명적인 치욕과 상처를 가져다 주는 성은 원하지 않을꺼야. 자, 지금쯤 우리가 이제부터 뭘 할 건지 대충 감이 잡히지 않니? 당당하고, 즐겁고, 안전한 성. 이제부터 우린 함께 이것을 찾아가는 여행을 할꺼야. 성이 즐거우면서도 안전할 수 있다는 건 가능하지 않은 이야기처럼 들릴 수도 있어. 하지만, 우리가 각자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욕구를 느끼는지를 정확히 알고 그런 욕구를 스스로 다룰 줄 알게 된다면, 그리고 다른 사람의 욕구와 의사를 존중하고 수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면, 나와 나의 파트너의 안전·행복·즐거움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하나씩 매우고 실천해간다면 이 세 가지 조건은 충분히 함께 갈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 당당하고 안전하고 즐거운 성, 이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인간으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권리거든. (그런데 너 '인간' 맞지? ^^) 우리에게 어떻게 하면 성이라는 것이 즐겁고, 당당하고, 안전한 것이 될 수 있을까? 우선, 원하지 않는 임신과 낙태, 성폭력을 경험하지 않는 게 모두의 바램이겠지. 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건 단지 원하지 않는 임신과 낙태, 그리고 성폭력의 가해자나 피해자가 되지 않는 것만은 아닐꺼야. 우리가 이제부터 함께 할 성을 통해 나를 찾아가는 여행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것을 어떻게 하면 피해갈 수 있을까'라는 소극적인 여행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적극적인 여행이 될꺼야. 어때 재미있겠지? 난 네가 말야, 이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훌쩍 클 수 있길 바래. 네가 누구인지, 네 삶에서 그리고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네가 진정 원하는 것이 뭔지를 깨닫고 그걸 당당히 요구하고 나눌 수 있고, 그리고 상대방의 의사를 존중할 줄 아는 그런 멋진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넌 지금보다 몸도 마음도 많이 많이 자라 있을 거고, 아주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을거야. 자, 지금부터 우리 함께 훌쩍 크는 여행을 한번 해 보지 않을래? 우리가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즐겁고 당당한 성을 누릴 수 있는지 하나씩 알아보자구! 당당한 성, 안전한 성, 즐거운 성 소책자 <내몸의 주인은 나> 중에서 구입 문의 : 739-88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