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하반기-함께가는 여성] 민우ing_그렇게 열, 길이 된다
민우ing
그렇게 열, 길이 된다
바사(김진희) | 여는 민우회 성평등복지·회원팀
매순간 쉽게 넘어가는 일이 없는, 그래서 힘든, 그럼에도 쉽게 넘어가지 않으려 노력하며 살고 있습니다.
2017년 민우회는 30주년을 맞아 ‘지금 여기 여성차별’이라는 이름으로 일상에서 겪고 있는 차별 경험을 확인하고 기록하는 온라인 설문작업을 진행했다. 설문에 두 번째로 많이 참여한 세대는 10대였다. 10대들의 성차별 이슈에 대한 관심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동안 민우회에서 진행했던 대중강의, 인터뷰, 집회 등 여러 활동의 자리에서 10대 페미니스트를 자주 만나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민우회는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당사자들을 만나 힘을 줄 수 있는 활동, 그들이 주체가 되어 지속적인 변화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10대 페미니스트와 함께 해야 한다!
10대 페미니스트를 만나다
‘열, 길’(이하 열길)1)이라는 이름의 10대 페미니스트 모임이 만들어졌다. 2017년에는 학교에서 겪는 차별을 알려내고 변화의 목소리를 내는 활동을 하는데 힘을 쏟았다. 집담회 〈성평등한 학교를 위해 달라져야 할 것들〉과 4회에 걸친 주제별 워크숍, 학교 안에서 겪는 여성혐오 발언과 성차별적 현실을 이야기하며 변화의 목소리를 내는 필리버스터 〈우리는 매일 사건을 겪고 있다〉를 진행했다. 첫 해의 열길 활동으로 10대 페미니스트들의 힘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8년에는 열길과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온라인 설문을 통해 10대 페미니스트에게 직접 들어보기로 했다. 당사자들의 목소리는 다양했다. 학교, 집, 미디어, 커뮤니티, 친밀한 관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여성혐오와 성차별에 한 고민을 이야기하기도 하고, 10대 당사자 페미니스트들이 함께 모여 ‘여성’, ‘청소년’으로서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자리가 없어 안타깝다고 한결같이 이야기했다.
“학교에서 무언가의 수식어처럼 ‘여자가~’ ‘남자가~’ ‘여성스러운’ ‘남성스러운’ 등의 성차별 발언들이 수두룩합니다. 성차별과 여성혐오가 없도록 주변을 바꾸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난 여고에 다님에도 불구하고 여혐을 시도 때도 없이 마주 한다. 특히 선생들이 여혐 발언을 할 때면 어떻게 대처할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당한 게 너무
많아서…”
- ‘10대, 페미니스트 여러분께 묻습니다’
설문 응답 중
1) 열길이란? ‘10대, 페미니즘으로 길을 잇다’의 줄임말로 민우회가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10대 페미니스트 네트워킹 활동이다.
10대 페미니즘 캠프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또래의 다양한 페미니스트가 만나 다양한 의견을 서로 나누고 배우며 표출하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10대 페미니즘 캠프를 열기로 했다. 열길 2기 활동을 위해 모인 10대 페미니스트들이 캠프의 기획부터 실행까지 도맡아 했다. 캠프를 준비 할 수 있는 기간은 딱 한 달 남짓. 촉박한 시간이었다. 캠프를 준비하며 캠프에 참여한 10대 페미니스트 모두가 변화를 도모할 수 있는 힘을 다질 수 있도록 열심히 고민하고 생각을 나눴다.
캠프에서는 미디어 속 성차별, 학교 안 성차별, 퀴어 차별에 대해 주제별 토론을 하고, 탈코르셋 강의도 들었다. ‘아무도 안 오면 어떻게 하지?’, ‘시간이 너무 길면 어떻게 하지?’라는 걱정은 기우였다. 40명이 넘는 10대 페미니스트가 모여 10대 페미니스트에 의한, 10대 페미니스트를 위한, 10대 페미니스트로 살아가기를 고민하는 즐거운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 캠프 참여자들은 이런 소감을 남겨주었다.
“최근에 여러 가지 페미니즘 관련 행사 또는 활동이 많이 보이지만 10대끼리 만날 수 있는 행사는 적어서 아쉬웠는데 너무 좋았어요. 어떻게 보면 성인들에 비해 활동범위나 10대끼리 주체적으로 만남을 주도하기는 어렵게 느껴지는데 이런 캠프로 만나게 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막연하게나마 이렇게 모인 분들과 계속해서 얘기를 나누고 현재에 대해서 발전을 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속적인 만남을 갖게 되면, 무어라도 남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있어요. 내년에도 이 기획이 만남의 장소가 되었음 합니다. 이렇게 만난 사람들끼리 작지만 무엇이더라도 해낼 수 있도록, 연결고리가 되었음 좋겠어요!”
그리고 다시, 작당모의!
이어지는 ‘스쿨미투’ 운동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학생들의 증언을 매도하고 학생들이 학교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생활기록부를 통해 압박하고 있다. 또 제보자를 색출하겠다거나,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며 부끄러움 없는 행태를 보이기도 한다. 캠프는 끝났지만, 10대 페미니스트들은 변화된 내일을 위해 <작당모의>라는 후속모임으로 다시 만났다. ‘스쿨미투’를 알려내고, 해결을 요구할 수 있는 액션활동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우리는 함께, 즐겁게, 멋지게 그 걸음을 내딛으려고 한다.
10월 27일,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스쿨미투_포스트잇_액션을 진행했다. ‘스쿨미투’의 목소리를 담은 포스트잇으로 ‘스쿨미투 해결하라’, ‘교육청은 응답하라’라는 문장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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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상담소에서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고민하게 된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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