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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2월호[민우포인트] II『동상이몽(同床異夢) 그리고 이상동몽(異床同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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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06.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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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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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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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151
민우포인트 Ⅱ
『동상이몽(同床異夢) 그리고 이상동몽(異床同夢)』
정은숙
쉼, 나에게로 오라!
활동가들은 오늘 하루 스스로 여유롭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단체 문을 활짝 열고 들어섭니다. 하지만 그들은 밤이 깊은 시간에도 여전히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고 자판기 두들기는 소리만이 들리는 사무실에 앉아있습니다.
여성운동은 여성을 옥매고 있는 생활속에서의 차별, 사회속에서의 차별을 끊어내고 여성 스스로 행복하게 자유롭게 당당한 인간으로 살아가자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런 세상을 향해 달려나가는 활동가인 ꡐ나ꡑ의 모습은, ꡐ나ꡑ는 없고 어느새 ꡐ조직ꡑ만이 남아있다는 생각에 숨막혀하거나, 우스개소리처럼 인간답게(?) 살고 싶다고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다른 전망을 고민하기도 하는 모순속에 서있습니다.
이제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운동을 이루어내는 ꡐ나ꡑ 자신도 중요하게 생각되고 배려되어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합니다. ꡐ나ꡑ로부터 출발되어진 ꡐ너ꡑ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는, 개인과 개인, 개인과 조직이 함께 성장하면서 사회의 변화를 이야기 할 수 있는 활동가의 모습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ꡐ나ꡑ를 돌아보고 재충전하며 미래를 계획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ꡐ나ꡑ에게 ꡐ우리ꡑ에게 절실함으로 다가옵니다.
이제는 떠날 수 있다! 자아 줄을 서시요! 선착순 20명뿐요.
활동가들의 재충전을 지원하는 프로젝트가 있을까? 했는데 여기 있었습니다. 2003 파트너쉽을 향한 여정 [동상이몽 그리고 이상동몽]은 여성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활동가들을 위한 ꡐ쉼ꡑ 프로젝트입니다.
그리하여 아마도 민우회역사상 가장 멀고도 비싼 제주도에서 지난 10월 29일부터 4박5일동안 프로그램을 진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1) 여성운동 활동가로서의 자기를 성찰해 볼 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2) 활동가간의 파트너쉽 형성을 위한 개인과 조직의 변화 방향을 모색해보면서 3) ꡐ쉼ꡑ을 통한 전진을 해보려는 거대한 목적을 가지고 말입니다.
민우회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20명만 선착순 마감(본부 5년차 이상, 지부 3년차 이상의 활동가 - 프로젝트의 내용상 20명의 인원을 초과할 수 없는 안타까움이 있었음)해서 진행된 이번 프로그램은 참 말도 많고 떠나는 여정도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정말 모두 어찌나 바쁜지요... 아마도 본인이 없으면 여성운동이 멈춰버릴 것 같다는,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심한 병이지요..)을 버리는 것부터 이번 프로그램은 시작되었는지 모릅니다.
우여곡절을 겪고 드디어 ꡒ떠나요 ~~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밤 그별아래~~ꡓ의 꿈을 안고
민우전사(?)들은 제주도로 향했습니다.
전격공개, 그녀들의 제주도에서의 4박5일 X-파일
#1. 떠나기전 그녀들의 속마음은 이랬단다.
와흘본향당
■무념무상 ■놀자! 야~ 신난다 ■서울을 떠나는 기쁨 ■두근 거리는 마음 ■의무감 ■머리(생각)와 가슴(느낌)을 하얗게 비고 싶었다. ■정리하고 싶은 마음, 아이디어를 얻고 싶은 마음 ■ 골치아픈 일상을 떠난다는 약간의 해방감, 내가 없이도 괜찮을까의 불안함 ■활동가 서로의 고민들을 알고 싶었고, 그들과의 교류를 통해 내 운동의 전망을 세우자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좀 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살아갈수 있을까?(나와 조직 모두)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자신에 대해 성찰해 볼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설레임과 두려움(?) 기다림으로 지냈다. 최근 몇 년간의 힘든 시간들, 수십권의 책들로도 다 치유되지도 회복되지도 않는 미진함. 내 머리를 내 가슴을 쥐어뜯으며 덜 힘들어지고 덜 무거워지기 위해 맞추고 자르고 숱한 자신에 대한 난도질. 그러나 지금 ꡐ나ꡑ는 누구이고 무엇인가? 그런걸 되묻고 싶었다.
#2. 그녀들이 보게 된 것은?
해녀탑
■그 모든 것을 ■오름, 땅굴, 사람들 ■제주도의 역사 현장, 그리고 우리들의 내면
■제주도 민중의 숨겨진 역사, 제주도의 오름과 밭땅, 민우회 활동가들의 상처와 생활스타일 ■와흘본향당, 선흘리 목시물굴, 다랑쉬오름과 그곳에서 본 성산일출봉, 우도, 잃어버린마을, 바다, 너분숭이 애기무덤(북촌리), 절물오름, 말, 양, 한라산 영실, 윗세오름, 어리목, 해미안(해수탕), 억새밭, 산둑 ■ꡐ나ꡑ를 보았다. 지금의 나, 잊었던 나. ■가능성 발견 ․여유 & 인정 &지지․동료들의 다른 모습 ■자연과 애정과 좋은 사람들 ■미워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직 서로 긍휼히 여기고 이해할 사람일 뿐임을 알게 함. ■각자의 역할속에서 장점과 단점을 죽이기도하고 살리기도 하면서 엄청 노력하고 있다는 것 ■칠흙같은 어둠 땅속을 헤메듯 내속을 뒤집고 목젖이 타들어 가고 가슴이 터질듯한 고통속에 오름을 오르듯 나를 더듬고 에머랄드 빛 바닷물에 나를 맡기고 귀가 터질 듯 세상을 뒤흔드는 바람속에 한점 구름처럼 흩어지고 납작 엎드린 풀처럼 나는 눕고 싶어라
#3. 아~ 그녀들 느꼈다는데, 무엇을?
4․3 제주항쟁 피난동굴
■제주도의 바람을!! 처음에는 무진장 강하고 매섭게 느껴지더니 점차 내 몸과 제주를 감싸는 매력을… 또하나, 까마귀가 정겨웠다. ■제주도 좋다 ■자연이 주는 행복감, 평화스러움, 조화.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민우회 식구들에 대해. ■자연도 좋고, 새로 사람들을 만나는 것의 즐거움. 함께 한 사람들을 더 잘 이해 할 것은 그 무엇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 자연 속에서 인간은 겸허해 진다. ■변화하고 싶은 나 ■애정과 파트너 쉽 ■민우회에서 활동하길 정말 잘 했다 ■강함 속의 부드러움, 연약함, 섬세함과 그 반대의 감정을 느낌 ■마음은 계속 열어야 한다 ■내면을 보는 작업은 역시 힘들다 ■나의 숨겨진 기억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보아야할 것이 무엇인지. 변화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언제 끝날지 모르지만 눈을 멀리 두고 포기하지 말고 가고 싶다는 것. ■거리두기를 하면서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사고가 중요하다. 억지로 무리수를 두지 말고 자연스럽게~ ■내게 여러형태의 부정적인 모습과 미쳐 내가 느끼지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알게 되었고, 인식한 것을 인정하고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시켜야지 하는 마음
#4. 이왕 온 거 바리바리 챙겨가자!
■그 모든 것을 ■활동가에게 절대 휴식이 때론 필요하다는 것, 자기를 돌아보는 것의 중요성 ■활동가들과 5일동안 많이 나누고, 얘기하고, 웃고, 떠드는 사이 싹튼 두터운 정과 친근감 ■좋은 사람들 ■ 함께 길을 걸어왔던 친구의 발견, 앞으로 함께 가는 친구의 마음 ■나와 민우회 사람들에 대한 이해 ■ 힘을, 타인에 대한 관심을 ■ 새롭게 출발하겠다는 다짐 ■다시 한번 해보자 ■ 사람이든 일이든 회피하지 말고 부딪쳐 보자! ■어느 누구도 미워할수 없는 소중한 존재임을 깨닫게 함. 밖으로 향했던 화살들을 내 안으로 돌려서 새로 창조의 산물로 만들어야함을 알게됨 ■힘있고 소중한 존재들이다. 명분이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나 중심의 사고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모두가 행복한 것이 어떤 것인지 끊임없이 점검하자! ■누구에게나 상처와 아픔은 있으며 드러난 것이 전부는 아니며 단점과 편견을 버리고 나를 열어 보이고 타인에게도 열린 마음으로 서면 원활한 소통속에서 에너지를 얻을수 있음을 다시한번 깨달음
#5. 과감한 그녀들에게 버림받은 것들…
ꡐ파트너쉽을 위한 여정ꡑ 프로그램
■짐 ■집착, 분노 ■회피, 조급 ■내게 있는 부정과 공격성과 수동성 ■오염된 아집, 옹졸한 마음 ■나의 고집(아집), 나만의 생각이 옳다는 것 ■나만의 기준, 나만의 정의 등등 자기 중심적인것,(정말 버렸을까??) ■버리고 싶었던 나의 모습 ■내가 버려야 할 그 모든 것 중의 일부를… ■아직 버리지 못했지만, 잊어버렸다. 과거의 상처들, 그리고 그 상처의 기억을 버리려 한다.■주변 사람들 땜에 내가 힘들다고 생각하는 생각 ■욕심을 좋게 보이거나 인정받으려 하는 생각을…
■쓰레기. 뒤로 나오는 그것. 일상에 치인 짜증들…
#6. 그녀들에겐 무언가 특별한 기억이 있다!
절물휴양림
■제주의 하늘과 동굴의 어둠과 오름의 부드러움과 감귤나무의 열매 ■ 제주의 자연, 사람들이 진솔함 ■새로운 경험 ■ 인간과 자연과 교감. 소통. 나눔. 에너지. ■신선한 공기 그리고 민우회 ■ 정상에서 본 풍광, 제주의 아름다운 산, 나누려면 노력해야 한다는 것 ■처음의 마음(기대와 호기심에 찼던), 나의 부족한(보완해야 할) 그것들. ■더디더라도 같이 가야 하는 길 ■ 나의 긍정성 ■ 나 자신부터 진정으로 사랑하자 ■외부로부터 나를 보려고 하지 말고 내부를 강화시켜 나를 단단히 함을… ■우리들이 만다라, 특히 갈매기의 순환적인 리더쉽(갈매기는 별도의 리더 없이 앞선 갈매기가 지치면 자연스럽게 뒤에 있던 갈매기가 앞서고…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앞서고 뒤서고 하며 여정을 떠난답니다.) ■잔잔한 감동, 쉼의 소중함, 돌봄의 중요성, 자기실현의 진정한 의미를. ■각각이 안고 있는 아픔의 파편들 그리고 그들이 각각의 색깔과 모습을 기억하고 싶다. ■살아온 삶에 쉼표를 찍고, 앞으로의 삶에 든든한 길 동무를 만드는 소중한 날들이었어요.
떠났기에 돌아올 수 있었다!
제주 4․3 항쟁지를, 파트너쉽 프로그램을, 자유시간을 가지면서 우리는 제주도에서의 4박5일을 함께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곳에서 보고, 느끼고, 얻고, 버리며 그래서 결국 무언가를 각자의 기억 속에 담아서 다시 우리의 일상의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많이들 힘들고 지치기는 했지만(또다른 의미로) 마음에 혹은 머리에 담은 그 기억들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짧은 여행 속에서 찾은 그 느낌을 고스란히 간직하여 오늘과 내일의 느낌으로 길게 호흡하려 합니다. 우리는 떠났기에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떠났던 그 자리로…….
정은숙 | 한국여성민우회 사무처 사무국장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바로 이사람의 주제가 이지요.
(정)말 동그란 얼굴에 (은)근히 정겨운 마음씨로 (숙)명적으로 민우회를 만나
동글동글한 땀방울로 민우회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그녀!
민우회의 소중한 보물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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