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4월호 [9개의 시선]춘천여성민우회 '기꺼이 편해지기'
[9개의 시선 - 춘천여성민우회] 기꺼이 편해지기
한 걸음 두 걸음이 모여 힘차게 달리는 그날까지
정윤경(오리건) ● 춘천여성민우회 회원
2009년 말 징그럽게도 눈이 많이 내렸던 춘천의 허름하지만(소박함의 직설적 표현임) 그러나 친근함이 묻어나는 사무국에서는 2010년을 준비하는 확대운영위원회가 열렸습니다. 2010년에는 어떤 사업으로 한해를 맞이할까 고민하던 운영위원들, ‘기꺼이 불편해지기1’를 통해 작은 센세이션을 춘천에서 불러 일으켰고 아직도 ‘기꺼이 불편해지기’에 대해 시민들에게 많은 질문들을 받고 실천해야 할 많은 과제들을 안고 있지만, 민우회가 어떤 단체인가. 새로운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는 곳! 그곳이 바로 민우회가 아니던가! 그래서 또 다른 시도로 나온 것이 ‘기꺼이 편해지기2’이었습니다.
첫 번째 걸음, SBS 스페셜 다큐 ‘아직도 브래지어를?’
여성들은 자의에 의해서건 타의해 의해서건 불편함을 감수하며 브래지어를 착용합니다. 불편함을 떠나 무의식적으로 하고 다녔던 브래지어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건강에 대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조차도 남의 시선에 의해 저당 잡히고 있는 우리들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을 아프게 했던 ‘아직도 브래지어를?’이란 다큐를 함께 보았습니다.
브래지어를 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브래지어를 하든 안하든 그것은 개인의 선택권 영상을 보며 우리들은 새삼 놀라게 되었습니다. 브래지어를 처음 하게 될 나이에, 브래지어를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나 고민 없이 무조건 해야 한다는 생각을 여성들이 하고 있음을, 그리고 나또한 그렇게 살아왔음을 다시 되돌아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 딸아이도 이제 가슴이 나오고 브래지어가 필요한 나이가 되었는데 브래지어의 착용에 대한 선택권 자체에 대해서도 그 다큐를 보고 알게 되었을 정도였으니까요. 브래지어의 착용이 어떤 이에게는 편안함을 어떤 이에게는 불편함을 줄 수도 있는 것인데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의무가 되어 버린 지금의 우리들의 모습을 비춰주더군요.
한편의 다큐가 끝나고 함께한 사람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이 문제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소녀들에게 기꺼이 알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춘천여성민우회가 할 일이 하나 더 생긴 셈이지요. ‘나는 이제까지 불편하게 살았지만 지금부터는 편안하게 그리고 너희들의 의지대로 선택하라!’는 메시지를 마구마구 던져주고 싶었습니다.
두 번째 걸음, 춘천여성민우회 카페공모
우리들의 ‘기꺼이 편해지기’는 이렇게 소박하게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한 걸음 두 걸음 발을 떼어 놓았지요. 작은 걸음걸음들이 모여 함께 달릴 그날을 위해 오늘도 한 걸음 또 내딛습니다. 함께하는 그대들이 있기에…….
이글을 정리하면서 지인에게 선물 받은 ‘사랑받지 않을 용기’라는 책제목이 문뜩 떠올랐습니다. 어쩌면 우리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않을 용기가 없어서 수많은 불편함을 감수하고 살았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꺼이 편해지기’를 통해 우리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오기를 꿈꿔봅니다.
그날이 오기 까기 ‘기꺼이 편해지기’는 계속 되어야 한다. 쭈~~욱~~
정윤경(오리건) ● 오리건의 ‘여행’이라는 그림책을 읽고
자아를 찾아가는 오리건이 너무 부러워 닉네임이 오리건이 되었습니다.
민우회를 통해 조금씩 자아를 찾아가는 내 자신에게 파이팅을 보냅니다.
1 민우회에서 꾸준히 진행해 온 ‘기꺼이 불편해지기’는 여성의 시각으로 환경과 공동체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아이디어를 모아 실천해가는 생활운동입니다. 일회용 컵 사용은 이제 그만! 자기 컵 가지고 다니기,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사용하기, 화학 세제 대신 EM발효세제 사용하기, 화학성분과 방부제 대신 내가 직접 만들어 쓰는 자연화장품, 여성의 몸을 건강하게 재조명하고 생태에도 기여하는 대안생리대 사용, 그밖에도 황토염색 손수건 사용, 친환경수세미 사용 등 실천과제는 꾸준히 늘어가고 있습니다.
2‘기꺼이 편해지기’는 ‘기꺼이 불편해지기’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진 일상적인 실천 활동입니다. 첫 번째 실천 활동 ‘브래지어를 풀자’는 여성의 몸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지기, 강요를 선택할 수 있는 것으로 경험하기, 더불어 건강해지고자 하는 유쾌한 거부로부터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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