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활동
[탐나는 다방] 망지가 만난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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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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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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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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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71
[탐나는 다방 - 망지가 만난 곰]
2014년 여섯 번째 <탐나는 다방>은 선후배 활동가의 만남입니다. 민우회 전 상근활동가이며 현재는 서울시여성가족재단에서 근무하고 있는 오랜 회원 곰을 ‘영 페미니스트’ 망지가 만났어요. 총여학생회 활동으로 다져진 실천력으로 물길-볼매꾼,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등 민우회 곳곳에서 활약 중인 망지는 마침 재단에서 곰이 맡고 있는 인턴십 프로그램에도 참여하고 있기도 하지요! 복수의 이해관계(!)에 있는 두 페미니스트의 만남을 망지가 글로 옮겨주었습니다. 곰과 스누피는 살짝 거들 뿐...*
선후배 페미니스트 크로~스!
글 : 망지
여름 장마가 주룩주룩 내리는 날, 민우회의 오랜 회원이자 나에겐 선배페미니스트인 곰을 만났다.
애초에 예고한 바와 같이 곰과 나의 정체성을 살려 취중토크를 하기로 하고 치킨 골뱅이를 먹으며 소맥을!!!! 시작하였다.
곰은 그냥 딱 봐도 ‘민우회 삘’이 난다. 왠지 모르겠지만 사람 좋아하면서도 겁나 현실적이고, 시원시원한 성격에 한번쯤 실수해도 넘어가 줄 것 같으나, 그 실수가 선을 넘으면 또 역시 겁나 혼날 것 같은 이미지랄까??!! 곰이 주체로 있는 프로그램의 참여자로 있으면서 그간 주변에서 조용히 곰을 관찰한 바가 딱 그랬다. 더구나 곰은 민우회 활동가 경력을 갖고 있으면서 현재도 여성단체에서 활동하고 있는 ‘진정한’ 선배 페미니스트가 아닌가! 그런 곰의 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1 곰의 인생을 다 파헤쳐 알아버리고, 2 나라는 사람은 앞으로 어떻게 여성운동가로서 길을 걸어갈 것인가 라는 질문의 실마리를 찾으며 3 민우회 활동가들의 옛날 모습을 듣고 폭로하기 위한 정말 목적적(!)인 자리를 만드는 것이 이날 인터뷰의 목적이었다.
나에게는 판타지와 같은 민우회를 떠나게 된 이유
‘곰은 왜 민우회를 그만두었을까?’ 나는 그것이 궁금했다. 민우회가 누군가와 안 맞을 수 있나? 2년째 회원활동을 하고 있는 나에게 민우회는 여전히 판타지 같은 곳인데 곰이 이 곳에서의 활동을 멈춘 이유가 무엇일지, 민우회가 과연 ‘누군가와 안 맞을 수 있는’ 단체인지도 묻고 싶었다.
곰의 답변은 너무 현실적이기도 하고 간단했다. “공부를 더 하고 싶어 돈을 벌고 싶은데, 사실상 민우회의 활동비로는 생활 유지가 힘들었다. 미안한 마음으로 민우회를 그만두고 연구원에 있다가 좋은 기회를 얻어 현재의 기관에 오게 된 것”이라고 곰은 말했다. 그렇다면 지금 일하고 있는 곳은 어떤지 물으니 “공공기관에 있다 보니 활동 자체가 안정적인 편이다. 반면 모험이나 걱정을 하는 시간이 줄어드니 자칫 무뎌질 수 있는 부분을 경계해야 하는 것 같다” 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내가 이상하지 않다는 걸,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지게 되는 과정”
곰에게 여성주의를 접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곰은 <또 하나의 문화>(또문)가 활발하게 동인지를 출간하던 무렵 대학시절을 보냈다. 우리 사이에 워낙 큰 세대 차이가 있다 보니 내가 이해를 잘 못하자 지금은 연세대 사회학과 명예교수로 계신 조한혜정 선생님을 포함한 여성주자들이 대안적 문화를 만들고 이를 실천해 가고자 만든 동인들의 모임으로 올해 30주년을 맞이하였으며, 현재 고정희 문학상을 제정, 운영하는 활동 등을 하고 있음을 설명해주었다. “열심히 주체적으로 움직이는 청년 양심!”
곰은 대학 시절 <또문>의 동인지를 통해 여성주의자들의 글을 접했고, ‘혁명’을 느꼈다고 말했다. “지금의 결혼은 ‘하기에 좋은 것’이 아니라 ‘생각하기에 좋은 것’이다”라는 접근이나 ‘밥상의 성별 정치학’이라는 표현을 통해 “이런 것도 정치가 될 수 있구나, 성별이 중요한 분석 단위가 될 수 있음을 거기서 배웠다”고 했다.
(참고로 ‘밥상의 성별정치학’은 또 하나의 문화 동인지 제11호에 실린 신미정의 “몸으로 거짓말하지 않기”에 나온 표현으로 고기나 생선반찬은 아버지와 남동생의 몫이 되고 딸인 나는 손 댈 수 없으며 이런 밥상 문화가 엄마나 언니들에게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지칭한다.)
곰은 자신을 ‘<또문>의 세례를 받은 세대’로 칭하는데, <또문>의 글을 읽으며 내 존재를 확인하고 나를 설명할 수 있는 언어를 가지게 되었으며, 여성학과로 대학원 진로를 결정할 수 있게도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학원을 졸업하면서 “놀 순 없기 때문에” 민우회에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는 단순한 결론!!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민우회를 들어갔다고 하는 이야기를 듣고 나는 솔직히 재미가 없었지만 티내지 않았다. 그렇지만 그렇게 답하는 게 오히려 곰 스러워서 너무 속 시원하기도 했다.
곰과 함께 외쳐 볼까요? “차림사님~~~!!!!“
음식을 주문하다가 민우회의 활동으로 2012년에 만들어낸 식당노동자의 새로운 이름 ‘차림사님’을 쓰느냐고 물어봤다. 나는 식당에서 ‘차림사님~’이란 말을 자주 쓰는 편이라 민우회 회원이나 활동가들도 일상에서 이 용어를 실천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해 하는데, 곰은 그 뜻을 잘 알고는 있지만 때때로 소리내 부르기를 민망해하는 것 같았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장난기가 발동해 더 크게 ‘차림사님~!’ 하고 외쳤다. 계속 부르면 익숙해집니다! 함께 써봐요.^^
여기까지 초반에는 인터뷰를 좀 하다가 술기운이 올라오고부터는 민우회의 소모임들, 그 중에서도 사라진 사회복지사 소모임 ‘치즈떡볶이’, 나의 페미니즘 운동의 양상에 대한 고민들, 민우회 활동가들의 옛 모습들(꺅!) 등등 막판엔 거의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많은 술과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회원에 의한 회원 인터뷰 탐나는 다방>을 통해서 선배 페미니스트의 운동역사와 고민과 결정들을 들으면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곰이 너무 좋아졌다.♡
인터뷰어 망지는?
망아지. 리스펙트. 빠세.
들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일이군요! 바쁘신 중에도 시간과 마음을 내어 서로를 만나고, 글을 쓰고, 함께 정리해주신 곰과 망지 감사합니다. 일곱 번째 <탐나는 다방>은 10월에 돌아오겠습니다 (불끈) 인터뷰어, 혹은 인터뷰이로 참여하고 싶은 분들은 회원팀으로 연락주세요~! [email protected] / 02-737-5763 회원팀 꼬깜, 반아, 제이, 스누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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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지 소개는 망지도 민우회도 바빴던 탓에.. 급한대로 스눕이 썼습니다ㅋㅋ 망지 맘에도 들어야할텐데 ㅎㅎㅎ ㅜㅜㅜ
망지 소개가 ㅋㅋㅋㅋ스펙타클하네용. 은 저도 세레를 받은 세대가 아니라 궁금했는데 0_0 흥미롭네요
아아 이 인터뷰글은 예고일뿐이라고 말해주세요. 본론이 있을 거 같아. 완전 재미있어요. 뒷 얘기 궁금하다! ㅋㅋ
곰을 이 인터뷰로 만나니 반가워요:) 읽다보니 그렇게 오래 자주 만났으면서, 좀 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면 좋았을 것을...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런데 저한테 곰은 언제나 호감!
잘 읽었어요~~
곰님 인상 정말 좋아요..ㅠㅠ 망지의 목적적인(!) 글투도 매력짐..(역시 빠세!) 정말 글로 남지 않은 대화들까지도 더 궁금해지는 만남이네요. 이번달에도 역시 나눠주셔서 고맙습니다^^
기억에 안날 정도의 술과 이야기라니 ㅋㅋㅋ 매력 넘치는 두분의 술자리 끼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오랜만에 모람에서 보는 곰 반가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