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31일 농협사내부부 부당해고 관련 재판 스케치
여성노동센터 게시판의 글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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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사내부부 해고무효 확인소가 고등법원에 접수되어 8월 31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심리가 열렸습니다.
분위기를 간단히 스케치 하면, 분위기 좋았습니다! 우리측 김진 변호사의 시원시원하고 날카로운 질문과 정리에 모두들 감탄을 했지요.
우리측 증인으로 나온 신원식씨라고 농협 군포 지점장인가 하던 사람인데, 이 사람이 제출한 자료가 농협에서 조직적으로 사내부부 여직원 강제퇴직을 어느정도 입증하는 내용이라 재판에 많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말로 열받았던 것은 김앤장 측 변호사 때문인데, 어찌나 사람 속을 긁고, 유도심문을 하는지 객석에서 비웃음과 어이없는 한숨이 즉각적으로 튀어나왔답니다. 신원식씨에 대해서도 첫질문이 그 사람에 대한 인신공격적인 발언, 그 사람도 부당해고 당한 사람인데 거의 '너 근무성적이 최하라서 그랬던 거 아니냐'라는 식으로 말을 하지 않나,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생각하는지 김미숙씨와 남편, 김향아씨와 남편이 각각 자기의 할말을 하면 남편은 안그랬는데, 부인은 안그랬는데 그러질 않나, 금융권의 구조조정 분위기 알고 너희가 퇴직 선택한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몰아가질 않나, 증인이 답변을 하기 전에 '그랬잖아요' 하면서 자기 생각쪽으로 답변을 유도하고.. 여하튼 그 사람의 얘기를 들으며 그전에 그 사람이 썼던 농협측 변론서에 있던 유교적인 사고가 정말 그 사람의 머리 속 깊은 생각이었다는 걸 확인했답니다. 우리의 당사자 김미숙, 김향사씨는 이에 넘어가지 않고 속은 무지 상했지만 당당하게 할 말 다했습니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점은 조순경 교수의 강의(?)였지요. 증인으로 나와 조목조목 왜 사내부부해고가 성차별이고, 농협이 부당해고를 한 것인지 설명을 했고, 판사가 이에 하나하나 짚어가며 의견을 듣고 해서 아무래도 그냥 문서로 제출해서 읽는 것보다는 더 큰 효과가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3명의 변호사들은 조순경 선생님의 발언을 들으며 눈물이 나와 혼났다고 하네요. 너무 감동해서요.
다음 재판은 9월 28일, 선고는 10월 28일 경이라고 합니다. 생각보다 빨리 선고가 내려지는군요.
판사가 권위적으로 보이기는 해도 사건을 신중하게 다루고 있는 것을 보아 우리 쪽에 유리하다는 생각이 드는데.. 2심에서 좋은 결과 있기를 같이 마음 모아 빌고요, 좋은 꿈도 꾸고, 소송에서 이길 수 있기 위한 또다른 방법들도 고민해야 될 것 같군요. 계속 관심의 눈길 늦추지 마세요.
2001. 09. 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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