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긴대로 살꺼야!" -10대들의 영상물 제작 중간 보고서
민우회는 지난 7월, 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생긴대로 살꺼야" - 외모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10대들의 영상물' 을 공모하였습니다.
10대들의 외모에 대한 고민, 현실을 발랄한 10대들의 목소리로 담아내고자 하는 이번 공모에서
'호모 루키스트', '미추환몽', '미's 꼬레아' 등 총 3팀이 선정되어 현재 제작 중에 있습니다.
완성된 작품은 이후 '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 교육'에서 중요한 자료로 쓰여질 계획입니다.
그동안의 제작 진행 과정을 총연출인 유재옥님께서 올려주셨습니다. 11월 중 완성될 예정인 "생긴대로 살꺼야" 영상물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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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도 무더웠던 지난 8월초.
외모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10대들의 영상물' 공모전에 채택된 세 팀의 청소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선정의 기준과 기획안, 시놉시스를 발표하는 시간이 되자 교복을 입고 앉아있는 학생들 사이로 긴장감과 비장함마저 감돌았다. 그것이 그들과 나의 첫 만남이었다.
그 이후, 더운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지나가는 석달동안 우리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만남을 지속해 나갔다.
미디어에 의해 왜곡된 이미지들을 그대로 수용하는 요즘 세대들에게 미디어를 통한 이미지의 재발견 또는 편견깨기는 무엇보다 중요한 우리의 과제가 되었다.
하지만 제작 과정은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다.
우선, 영상을 만드는 우리들부터가 외모지상주의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 큰 걸림돌로 다가왔다.
우리들 또한 일상 속에서 익숙해진 편견과 외모차별, TV나 잡지 속 이미지들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단 한번의 영상 작업을 통해 이것을 깨뜨린다는 것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또한, 제작팀이 고등학생들로 구성되었기에 학교일정과 제작을 병행하기도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 한 제작팀들은 10대들의 열정과 패기, 발랄함으로 여름과 가을을 채워나갔다.
여기서 잠깐, 그동안 땀흘려온, 이제 그 결실만을 기다리고 있는 제작지원 공모 당선작 세편을 소개한다.
* <호모 루키스트(Homo Lookist) / 제작팀 영등포공고 방송반(YTBS)/연출 김현호>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던 작품이다. 또한 다양한 제작경력이 돋보이는 팀이었다.
작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평소 외모에 스트레스를 받는 한 친구가 방송반에서 활동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지만 외모로 인한 차별때문에 고민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라이벌관계에 있는 친구와의 경쟁을 외모와 연관시켜 풀어내고 있는데, 사실 이 이야기도 예쁜 친구는 이기적이고 잘난체하며 반칙을 일삼는 성격으로, 또 외모가 덜 예쁜 친구는 언제나 정직하고 정의로운 성격으로 비춰지고 있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또한 남자친구의 위로를 통해 여자주인공의 문제가 해결되어버리는 것 또한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10대 청소년들이 직접 제작하고, 그 속에서 고민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제작지원을 결정하게 되었다.
연출이 고3이라 일정도 빠듯했고, 무엇보다 여자 연기자를 섭외하는데 무척 애를 먹었던 팀이다. 10월 20일 중간 시사회 이후 현재 보충촬영과 막바지 편집에 땀방울을 흘리고 있다.
* <미추환몽(美醜換夢) / 제작팀 destiny / 연출 유나영>
이 작품은 외모때문에 겪는 재미난 에피소드들을 유쾌하게 담고 있는 이야기로 배우들 전부 연출과 친한 친구들로 구성되어 촬영 내내 현장에 웃음이 떠나지않았다.
쌍꺼풀이 없는 자신의 눈을 아이참을 붙여서라도 크고 시원시원하게 변화시키고 싶은 여고생 한미는 성형수술을 결심하고 그날밤 꿈 속에서 자신의 외모가 예쁘게 변하지만 그에 따른 에피소드들을 통해 결국 성형을 포기한다는 내용이다.
실제 주인공으로 연기한 친구 또한 성형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서 연기경험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와줘서 보고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고개를 끄덕거리게 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공감100배의 연기를 보여주었다.
과연 성형만이 대안인가 하는 내면의 고민을 모두 담기에는 조금 아쉽기도 했지만, 가만히 있기만해도 땀이 났던 여름날 친한 친구의 작품이라고 카메라 앞에 맨얼굴을 드러냈던 은혜(주인공)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지금은 수시합격의 영광을 안고 인도여행길에 오른 그녀가 부디 성형을 하지 않게되길 지금 그 모습도 너무도 예쁘고 아름답다는 것을 진정으로 깨닫게되길 바래본다.
* <美's 꼬레아 / 제작팀 스스로넷 방송반 / 연출 김석원>
세작품 중 유일한 다큐멘터리 작품이다.
이 팀은 뒤늦게 합류하여 민우회와 따로 간담회를 진행하였다. 이 간담회에서 외모주의에 대한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었고, 이것을 바탕으로 구성안 수정하는 초기 작업이 많이 들어갔던 작품이다.
'미'의 기준에 대한 고민과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내용을 다큐멘터리라는 장르의 특성을 이용하여 담아내고자 했다.
무엇보다 이 팀은 길거리 투표 판을 직접 만들어 명동거리에서 설문조사를 하는 열의와 내용의 고민을 위한 노력이 돋보였다. 작품에 대해 남다른 욕심을 가진 연출과 작가, 편집자 등 많은 스탭이 힘을 합쳐 현재 좀더 활동적이고 구체적인 영상을 위한 보충촬영과 편집 등 마지막 후반작업에 매진하고 있다.
근 석달동안 제작팀은 그닥 쉽지 않은 주제인 외모 이야기를 영상으로 드러내는 무척이나 힘든 길을 걸어왔다. 학생이라는 제약 때문에(특히, 두팀의 연출자는 고3이다.^^;;) 제작일정을 소화해내기가 녹녹하지 않았으리라. 사실, '10대들의 영상물' 공모와 제작지원을 시작하면서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완벽한 영상물 보다는 현재 10대들의 고민을 직접 그들의 목소리로 담아내고 제작 과정 속에서 함께 변화해가는 것을 기대했기 때문에 이 작업은 가능했다.
이제 소통은 시작되었고, 함께했던 제작팀들은 앞으로 남은 몇 주동안 자신들의 이야기를 조금 더 완성도있게 만들어나갈 것이다. 그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는 사람들이 있다는걸 알기에 그들은 지금도 열심히 작업중이다.
이야기의 구조가 조금 덜 탄탄하고, 영상이 조금 덜 아름답고 배우들의 연기가 어설프더라도 외모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그들의 이야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주길 바래본다.
* 글쓴이: 민우회미디어운동본부 영상제작분과장 유재옥 - 유재옥님은 현재 '10대들의 영상물' 총연출을 맡고 계시면서 제작 전반에 대한 지원을 해주시고 계십니다. 또한 제작과정을 꼼꼼이 촬영하여 이후 한편의 영상으로 재탄생시킬 중요한 역할도 맡고 계십니다.
* 외모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10대들의 영상물' 제작 시사회는 11월 10일 (금) 6시에 있을 예정입니다. 이후 전체 편집을 거쳐 외모지상주의 인식개선 교육을 위한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계획이랍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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