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우리은행 여자농구단 성폭력사건에 대한 입장과 요구
우리은행 여자농구단 성폭력 사건 경과보고
□ 4월 5일 미국 전지훈련에서 벌거벗은 채로 박 전 감독이 A선수를 숙소를 불러 성추행함. 사건직후 감독, 선수, 코칭스태프 전원이 모인 자리에서 A선수가 며칠 전 있었던 성추행 사건의 전말을 털어 놓음.
□ 4월 10일 전화통화로 사건을 알게 된 A선수의 부모와 다른 선수들 부모들은 구단 사무국 실무자에게 이 사실을 전달함. 결국 박 감독은 당일 귀국, 구단 사무국 측에 성추행 사건에 대해 전부 시인하고 구단은 박 감독이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 처리하는 선에서 이 사건을 마무리 지으려 함.
□ 4월 26일 우리은행은 사건 21일 만에 박 감독이 자진 사퇴 사실을 언론을 통해 밝힘. 언론에서 구단 측은 박 감독의 사퇴 사유를 2007년 겨울리그 챔프전 진출 실패와 무단이탈에 대한 책임을 물은 조치라고 함. 우리은행 측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불미스러운 일이 전지훈련 기간에 일어났다는데 우리는 박명수 전 감독으로부터 전훈을 떠나는 것을 보고받지 못했다. 따라서 무단이탈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전훈을 떠난 지난 4월10일자로 사퇴 처리했다’며 이번 사태를 박 감독 개인의 문제로 책임을 회피함.
□ 5월 23일 A 선수는 지위를 이용해 자신을 성추행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박 감독을 경찰에 고소함. 고소장에는 전지훈련 기간 중 동료들과 함께 성추행 사실에 대해 항의를 하자 박 감독은 성추행 사실을 시인하고 잘못을 반성하기도 했다고 밝힘. 박 감독이 한국에 돌아와 잘못을 반성하며 쓴 메모장을 증거로 함께 제출함. 메모장 내용 ‘본인의 뜻하지 않은 실수로 인하여 부모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드린 데 대하여 진심으로 송구스러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오직 부모님의 선처를 바랍니다’
□ 5월 29일 서울 종암경찰서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박명수 감독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함.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박 감독은 사건에 대해 ‘술에 취해 있어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당일의 행적을 부인했다고 함. 5월 30일 박명수(45)씨 서울 종암경찰서에 구속수감.
□ 6월15일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는 미성년자추행 혐의로 박명수 감독 구속기소됨. 우리은행 측은 법원의 판결 이후 공식 입장을 표명할 계획이며, 재판 결과에 따라 박씨의 퇴직금 반환 청구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함. (노컷뉴스 6월15일자) A선수는 불면증과 불안감을 호소하며 현재 병원에 입원해 안정을 취하고 있는 상태임. |
우리은행 여자농구단 성폭력 사건의
상식적, 인권적 해결을 위한 요구사항
본 단체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한국여성민우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우리은행 여자농구팀 한새에서 발생한, 박명수 전 감독의 소속선수에 대한 성폭력 사건은 업무 수행 중 직위를 이용한 ‘직장내 성폭력’입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의해 모든 기업은 직장내 성희롱예방교육을 해야하며, 직장내 성희롱이 발생했을 때에는 가해자를 적절히 징계하고, 피해자를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따라서 본 사건의 최종적 책임은 마땅히 우리은행에 있습니다.
그러나 4월 26일 사건 공개 이후 우리은행은 아무런 공식적 입장을 취하지 않은 채, 사건 발생시 아무런 조치도 없이 사건을 박 전감독 개인의 문제로 돌리면서 우리은행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에 본 단체들은 다음과 같이 우리은행 차원의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있는 해결을 촉구합니다.
첫째, 우리은행은 우리은행 여자농구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실에 대해 감독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사건을 은폐한 것과 관련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우리은행은 사업주로서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예방과 발생시 책임이 있습니다. 정직원인 감독에 대한 성희롱 예방교육 미실시 등 우리은행의 책임있는 조치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 사건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은행이 감독 개인의 문제로만 이번 사건을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은행 차원에서 관리감독의 책임, 성희롱예방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것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둘째, 피해 선수에 대한 인권보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여야 합니다.
현재 피해 선수는 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 피해자를 비난하는 사회적 시선 등으로 인해 대단한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항간에서는 피해 선수를 공격하는 우리은행 차원의 조직적 선동, 트레이드설 등이 나돌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는 아무런 선수 보호 대책을 세우지 않은 우리은행의 방관에 따른 결과로써 우리은행은 이에 적극적인 해결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은행측은 우리은행의 관리감독 소홀로 인한 책임성을 보여주어야 하며 피해자에 대한 보호가 성평등한 조직문화 형성과 기업의 발전을 위해 가장 기본적인 것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피해자자 조직 내외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우리은행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피해자 관점에 입각하여 피해자보호대책을 즉각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셋째, 가시적, 실질적 재발방지대책의 즉각적인 마련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은행은 노조와의 단체협약 제3장 제2절(http://www.wru.or.kr/sub_03/cyber_minwon3.asp)에서 ‘성희롱 및 성차별’을 금지하는 것을 공식화하고 있습니다. 단체협약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연 1회 이상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 피해자 불이익 조치 금지, 가해자 중징계, 성희롱 관련 담당기구(성희롱 예방 및 최선의 피해자 구제), 사용자 책임 인정 시 배상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은행은 이번 사건에 관해 단체협약에 준하는 그 이상의 조치들을 즉각 시행할 의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은행은 가해자에 대한 명확한 징계를 해야하며, 구체적인 재발방지대책을 포함한 향후 총체적인 계획을 마련하여야 합니다. 이 계획은 폭력 없고 안전한, 성평등한 구단운영을 위한 전반적인 종합계획이어야 할 것입니다. |
이와 같은 본 단체들의 요구에 대해 우리은행측은 각각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이고 공식적인 답변을 7월 9일까지 서면으로 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은행측이 본 단체들의 요구에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는 경우, 본 단체들은 우리은행이 한새 여자농구단에서 발생한 박 전감독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아무런 책임을 통감하지 않는다고 간주하고, 향후 우리은행에 대한 강도 높은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임을 알려드립니다.
문화연대․체육시민연대․한국여성민우회
[기자회견문] 우리은행 여자농구단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입장과 요구
우리은행과 한국여자농구연맹은 반여성적, 반인권적 버티기를 중단하고 성폭력 사건을 책임있게 해결하라!
처참한 심정이다. 우리은행 여자농구단 박명수 전 감독이 소속팀 선수를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이 경악스러운 범죄 앞에 우리는 언제까지 체육계가 공론의 장에서 폭력이 퇴장되었다는 우리의 순진한 믿음을 여지없이 배신하는 야만을 계속할 것인지 안타깝고 또 분노스러울 뿐이다.
사건이 알려진지도 어느덧 두 달이 흘렀다. 우리의 대응이 기민하지 못했다는 부끄러움을 고백한다.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성폭력 사건의 진원지인 우리은행이 총자산 200조가 넘는 국내 최정상급 은행이고, 여성 스포츠를 대표하는 여자 프로농구가 나름의 자정 능력을 보여 주리라던 우리의 기대가 지나친 낭만이었을까? 우리는 늦었지만 비로소 이번 사건이 체육계를 지배해온 반 상식적, 반 여성적, 반 인권적 모든 관행을 끊어내는 계기가 되어야 함을 선언하는 바이다.
우리은행 박명수 전 감독은 19년간이나 우리은행에서 절대적 지위를 누려왔으며, 그 지위를 정규직으로 보장받았던 여자농구계의 대표적 인물이었다. 그런 인물의 실체가 낱낱이 폭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용주인 우리은행은 한 마디 사과도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이번 사건을 은폐하기에만 급급하고 있으며 이러는 가운데 선수 트레이드 등의 흉흉한 소문만 나돌고 있다. 한 여성의 삶과 인생이 무심하게 파괴되는 지금, 우리은행이 시도 때도 없이 부르짖는 ‘은행은 친구’라는 슬로건은 얄팍한 상술일 뿐이다.
한국여자농구연맹(이하 WKBL) 태도 역시 조금도 다르지 않다. 만약, WKBL이 HOT-LINE(핫라인) 전화 한통 설치해 놓고는 주변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면 이는 심각한 책임 방기이다. HOT-LINE(핫라인)이 선수 권리 관련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반복되고 있는 대책이지만 실효가 전혀 없는 대책일 뿐이라는 것은 무엇보다 선수 자신들이 가장 잘 알고 있다. 아직 한 건의 신고가 없다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한다. 출전과 트레이드 등의 생사여탈권이 완전히 결박당한 이들에게 번호를 누르라는 WKBL의 손짓은 차라리 누르지 말라는 명령에 가깝다.
이제 우리는 비감하지만 단호한 심정으로 상식 밖의 WKBL과 우리은행의 반 여성적, 반 인권적 버티기에 맞서 정확하게 책임을 묻고, 사건의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 조치들이 시행되도록 발본적 혁신을 요구한다. 또한 여성 선수 보호와 체육계 여성 고용 차별 문제를 해결해야할 사회적 책무를 갖고 있는 문화관광부 역시 이번 사건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촉구한다. 우리의 요구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은행은 우리은행 여자농구팀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실에 대해 감독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고 사건을 은폐한 것과 관련하여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하라!
둘째, 피해 선수에 대한 인권보호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라!
셋째, 가시적, 실질적 재발방지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2007년 6월 29일(금)
문화연대, 체육시민연대, 한국여성민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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