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여성주의학교: 여성노동, 가로질러 사유하기 3강_여성노동과 성
여성노동자에 대해 적합한 화장과 옷차림, 태도, 목소리가 있지요? 굉장히 도식적으로 떠오르는 이런 이미지들에 대한 문제제기와 우리의 노동하는 일상을 바꾸어줄 실용적 대처 방안들을 익히는 시간이었습니다. 여성노동자의 섹슈얼리티 통제가 가장 집약적으로 드러나는 방식은 직장내 성희롱 일텐데요, 성희롱에 집중하여 여성노동과 성! 가로질러 봅시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이 상호작용하는 방식, 교류하는 방식의 총체가 문화라면 이를 수행하는 사람들은 각자 각본을 가지고 있습니다. 각 행위자의 성각본의 총체가 성문화가 되겠지요. 여성과 남성의 섹슈얼리티 각본, 성역할 각본에 의해 우리의 노동과 일상도 구성됩니다.
강의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됩니다. 1) 직장내 성희롱 문화읽기 훈련 2) 법제화 이후 통제와 영향 3) 실전 대응력 높이기 로요.
직장내 성희롱 문화읽기
특정한 언어, 시선, 행동은 구성원간의 상호역동의 결과입니다. 욕구와 욕망이 아니라 사고와 의지가 행동을 부른다는 것으로 성희롱 가해자의 행위는 인지행동이론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희롱 행위자는 선택과 결정과정을 거쳐 특정한 행동에 이르게 되는데 이때 주변에서, 집단에서의 피드백(중간 중간 영어를 사용하셨어요. 선생님의 띠어리~란 이런 것들입니다.)이 필요하다
는 말입니다.
열정적으로 '띠어리'를 설파하고 계신 권수현 강사
결국 성희롱을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여 가해자의 행동이 더 진행하지 않도록 제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성희롱 발생 전에 성희롱에 대응한다는 것이 예방교육 정도인데 이 강의에서는 예방전에 집단에서 주변에서 어떻게 개입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강의였습니다.
성희롱은 가해자와 피해자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 우리는 알게, 모르게 가해자의 행위가 실행될 수 있도록 긍정적인 피드백 혹은 묵인을 통해 그 행위에 동참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최연희 성희롱 사건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의 ‘강안 남자’ 발언의 예를 통해 주변 집단에서의 관용적 태도가 가해에 이르게 되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발언에 대한 생기있는 눈빛, 방관, 웃음이 그런 것들입니다. 최연희의 발언에서 술먹은 남자와 술먹은 여자에 대한 이중적 시선이 드러나는데요, 술먹고 한 사소한 실수로 치부하는 것에서는 문제를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치환하는 자연화, 행위를 정당화, 여성의 몸가짐 내지는 남성의 태도를 규범화 하는 것이 나타납니다. 어떠한 사건을 성애화, 낭만화하는 것은 일상을 성적인 시선으로 재구성하여 말하고 행하는 것, 성희롱을 구애행위로 둔갑시키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법제화 이후 여성노동에 대한 통제와 영향
법제화 이후 성희롱에 대한 논의는 성희롱 이냐 아니냐로 집중되고 있습니다. 법적인 정의에서의 성희롱인지를 확인하고 그러한 확인 후에만 법적인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닌데요. 내 불쾌감을 법이 인정해 주느냐를 고민하는 것보다 문제적 상황에 대면하여 본인의 감정을 직면하고 내 감정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법제화 이후에 변한 것이 있다면 남성상사들, 직장내 고충상담관에 의해 성희롱은 희화화되고 있답니다. 직장에서 성희롱이란 다소 불편하면서도 조심해야할 어떤 것이 된 한편, 희화화되어 농담의 소재로 널리 이용된다네요. "너 몇 백 물어줘야돼" 이런 식.
성희롱에 대처하는 기술
불쾌한 상황에 직면했을 때는 다음과 같이 합니다. 자기감정을 정리하는데 조금 시간이 걸리는 사람들이 있지요. 지나고 보니 매우 불쾌해 잠이 안 온다면 타이밍은 중요한 것 아니다, 4가지 요건에 맞추어 감정을 전달하고 그러한 행위가 중지될 수 있도록 일상을 재구성하자!
사실 : 6하원칙에 맞추어 가해자의행위를 구체적으로 전달한다. 인간은 자신을 볼 수 없기에 거울이 필요한 것이다. 본인이 한 행위를 직면하도록 한다.
감정: 타인을 배려하려는 “실례지만”, “죄송하지만” 등의 말을 생략하고 또 타인을 비난하지도 말고 나의 느낌을 전달한다. 그 행위로 인한 느낌과 영향을 정중하게 그러나 힘있게 말한다.
판단 : 이 행위에 대해 법과 상관없이 내가 어떻게 판단하는 가를 정리한다.
요구: 그런 말을 다시 듣고 싶지 않네요.나 사과를 요구하는 등 바라는 바를 전달한다.
언어가 생기면 힘이 생긴다는 말, 자기확신이 있는 사람은 지위의 고하를 뛰어넘어 힘 있다. 정서적인 결단을 하는 것이 일상 속의 실천이다 등 중간중간 명언들이 있었습니다.
토론에서는 브루스 추기 행위, 여성노동자들이 헤게모니를 쥐지 못해 겪는 분열, 이를 바꾸기 위한 패러다임 자체의 전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본인은 기분 나쁘지 않으나 제3자가 불쾌감을 느낀 경우 대처법, 고객에 의한 성희롱, 자연화과 규범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특히나 여성들에게 그런 일이 자주 발생하는 문제, 알튀세의 ‘호명’이 거론되며 ‘피해자’라고 규정하지 않는 자세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강의듣고 질문하고 고민하고 적고 답하고 경험을 이야기 하는 참가자들
뒤풀이에서는 드라마와 소설과 인터넷 등을 넘나들며 온갖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우리의 성문화 이야기를 하면서 나쁜 남자, 폭력적 성 행동에 대한 동경, 드라마에서 재현되는 방식 등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주지훈의 등짝, 강동원의 가슴팍에 열광하는 우리들... 버사, 수달(2), 소다, 니나, 봉달, 은지, 신기루의 참 억제가 안 되는 미소년 예찬과 장 검사의 책이야기 들이 난무했고요.
우리는 문화를 구성하는 주제척인 사람이다. 문제 환경에 도전하자! 가 강의의 결론이었습니다. 여성노동자의 섹슈얼리티를 부각하는 순간과 부각하지 않는 순간이 있다는 것을 정당화, 규범화 기제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남성집단의 통제에 대해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배웠다면 그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않는 연대전략과 개입이 일종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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