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월 상근자포럼 <한국 보육정책에 대한 이해>
벌써 이번 주말이 구정이네요
누군가 구정부터가 진짜 새해라고 하더군요.
이제 정말 새해가 되었으니 올해 즐거운 계획도 세우시고,
하나씩 이뤄나가길 바래요
민우회에서도 올해 계획들을 하나씩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인 ‘상근자 포럼’ 첫 시간을 가졌어요.
매달 본부, 지부 활동가들이 모여서 활동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시간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앞으로 활동에 필요한 지식을 쌓거나, 민우회 활동 외에도 상근자들의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될만한 주제들로 강의형식이나 세미나 등으로 할 계획입니다.
이번 첫 포럼에는 고양파주, 남서, 동북, 인천, 진주, 춘천, 원주지부에서도 스무명 가까운 활동가분들이 함께 했습니다. 교육을 듣기 위해 먼거리를 달려오기를 마다하지 않으시다니 민우 활동가들의 열의가 대단하죠?
2월 5일 민우회 교육장에서 이렇게 많은 활동가들이 듣고 있는 교육은
<사진명: 교육 후기 사진은 늘 등이 보이지.jpg>
바로!
<한국 보육정책에 대한 이해> 입니다.
강의는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의 안현미 연구원님이 해주셨습니다.
요즘 ‘무상보육’ 때문에 보육 정책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민우회에서도 올해 보육 관련 사업을 구상하고 있기에 보육정책에 대해 좀더 자세히 알고 싶었습니다.
그럼, 어떤 내용들을 들었을까요?
- 현재, 한국 보육 상황에 두드러진 점은 ‘무상보육’ 이후, 어린이집 같은 기관보육에 쏠림 현상이 생겨나고 그로인한 예산 투여도 높아진 점입니다. 집에서 양육하던 아동들도 어린이집에 등록을 하면서, 어린이집이 부족해 대기아동 수가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아이의 양육이 온전히 엄마의 몫으로 돌아가지 않고, 국가에서 지원을 받는 것은 좋은 일일 것입니다.
하지만 (영어로는 but)정작 가장 어린이집이 필요한 맞벌이 부부의 아이들이 1순위가 아닌, 대기아동으로 기다리고 있습니다. 민간 어린이집에서 맞벌이부부 보다는 비교적 일찍 아이를 찾으러 오는 가정의 아이들을 우선 받는 것입니다. 이렇게 민간 어린이집이 포화 상태일 경우에 국공립 어린이집이라도 여유가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국공립 어린이집 수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렇게 보육 정책과는 다른 현실의 괴리는 아이와 부모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셈입니다. 서울시에는 국공립어린이집을 늘리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실천하고 있다고 합니다. 직접 짓기도 하고, 오래된 시설을 구입하여 리모델링 하기도 하고, 기업이나 지자체들의 협조로 짓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해에 필요한 수만큼 모두 짓기에는 어마어마한 예산이 필요한대요.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시설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보육이 중요한 것은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여성들이 많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많은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고민하는데요. 국공립어린이집과 같은 공보육시설이 많아지면 이런 부부들의 고민들 덜고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질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현재 우리나라의 고용환경에서는 아주 희망적이지는 않다고 하네요.
앞서 말했듯이 어린이집을 찾는 아동수가 많아지면 그중에 후순위로 밀리고 있고, 정작 어렵게 아이를 맡기고 회사에 가도 지속적으로 직장생활을 하긴 어렵죠. 차별적인 사내 문화부터(회식은 그만, 아이가 아프면 일찍 갈수 있게 해주면 좋겠어요. 눈총은 그만) 육아휴직을 쉬기도 어려운 상황 등의 이유로 말입니다.
더구나 기관보육의 질이나 서비스가 믿을만하다는 인식도 낮아서 직접 돌보기를 선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무상보육’으로 지원이 늘어났지만, 많아진 아동수 때문인지 어떤 이유에서인지 기관보육 서비스의 질이 좋아지진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무상 보육 이후에 과제는 언론에서 늘 말하는 엄청난 재정 투여만이 아니라는 거죠.
보육료 지원이 증가한만큼 서비스질이 좋아지지도 않고, 공공보육이 필요한 이들은 아이를 맡기기가 힘들고, 아이 있는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활동을 위해서는 보육문제만 해결해서 되는 것도 아니고요. 부모들의 선호가 높은 국공립어린이집은 부족한 현실이고요. 거기다 아이와 부모만큼이나 보육교사의 처우도 중요합니다. 왜냐면, 그들의 노고가 아이들이 받게 될 양육과 연결되는 것이니까요. 요즘 같은 때에는 한 교사가 돌봐야 할 아이의 수가 과부하 돼있는 셈입니다.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보육교사들이 적정 수 이상의 아이를 돌봐야 한다면 교사와 아이 모두에게 고달픈 일이 아닐까요?
그리고 ‘무상’이라는 매력적인 이름과 달리 보육료 외에도 별도의 지출이 많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특별활동비나 기타 경비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죠
이렇게 우리나라의 보육 현장은 복잡한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어쩌면 ‘무상보육’이 있기 전부터 반복된 문제들이 더 두드러지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강의는 우리나라 보육 상황과 현재의 문제들을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연구 결과와 현장 경험을 오고 가며 알찬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지금 이 상황을 직접 겪고 있거나,
혹은 관심있는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강의에서는 여러가지 대안을 제시해주셨습니다. 대안으로 공동육아가 나오기도 하고, 보육기관의 주체를 지자체나 협동조합에서 해보면 어떻겠냐는 생각이나, 위급상황이나 여가를 위해 하루 4시간씩 보육을 맡기는 것, 보육교사들을 지자체에서 직접 양성하고 관리하여 보육서비스가 공공재가 되게 하는 방법 등.
강의가 끝난 후에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가 정말 고민해야 할 것은 ‘무상’이 아닌, ‘보육’에 대한 성찰이 아닐까?
사회가 한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자랄 수 있게 하고, 부모들도 유연하게 자신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하는 것. 보육을 둘러싼 일들이 이해관계나 거창한 정책이 아닌, 존중받는 노동으로 투명한 평가와 체계 안에서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 아, 재밌게 쓰고 싶었지만. 주옥같은 강의를 뇌가 이해한만큼 정리하느라 그만...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이해해주세요~
앞으로 민우회 성평등복지팀의 보육 관련 활동에도 관심 가져주세요 !
* 후기 작성
교육팀 : 반아
이메일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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