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사업평가
▪ 고통에 연대하는 여성주의 실천으로서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의 의미가 사회적으로 확산된 한해
2015년에 이어 연초 일본군위안부, KTX승무원 등 지속되고 있는 투쟁현장의 참여를 시작으로 연말 박근혜퇴진행동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다채로운 대응활동이 있었다.
해보면캠페인은 2015년 회원들의 참여와 토론으로 만들어진 내용을 널리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 성차별적인 광고물 등에 ‘안웃겨요’같은 문구로 문제제기하는 #포스트잇_액션을 구성하여 온라인상에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첫사람캠페인은 재판동행지원단 활동을 전국화하고 성폭력에 대한 왜곡된 통념을 담은 사진 프로젝트 ‘당신이 언젠가 했던 말’을 통해 성폭력통념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고하며, ‘꽃뱀, 무고, #000_내_성폭력’ 등 사회적 이슈를 시의적절하게 다루며 보다 많은 시민들과 호흡하였다.
5월 강남역 살해사건 사건과 관련하여 ‘여성폭력중단을 위한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추모과정에서 온라인 인권침해 피해를 입은 여성들에 대한 법률 지원활동은 혼자가 아닌 연결된 ‘우리’를 확인하는 의미 있는 순간이 되기도 했다. 필리버스터 발언들을 모아 출판물로 제작한 것은 거리에서의 발화를 기록물로 남긴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또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특조위 활동보장 촉구를 위한 릴레이 농성 참여, 여성에 대한 차별과 혐오에 대항하는 말하기를 중단시키고자 하는 일련의 사태(티셔츠를 인증한 넥슨 성우 해고사건)에 대응하는 해시태그 ‘#말하기는_계속되어야_한다’ 활동, ‘낙태죄’ 폐지를 위한 검은시위와 1만 청원서명운동을 전개하였다. 또한 여성혐오와 소수자비하 등이 주를 이루었던 관련 미디어에 대해 적극적인 문제제기를 하여 관련 프로그램의 폐지, 칼럼게재 중단, 광고 일부수정 등의 성과를 이끌어내기도 하였다.
2016년은 20대 총선이 있는 해로 말 뿐인 공약 검증 대신 후보자의 활동 역사와 행보를 여성주의 관점으로 검증하는 활동을 전개하였다. 또한 박근혜퇴진행동에 결합하면서 극우세력과 그에 결탁한 재벌의 잇속, 국정농단에 대한 문제제기를 넘어 차별 없는 집회문화를 위해 발언자를 위한 지침을 만들고, 함께 만들어가야 할 민주주의 안에 여성혐오는 포함될 수 없음을 알리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다양한 사회현안 대응 현장에서 구호가 되었던 "우리는 연결될수록 강하다"는 연대가 갖는 중요함이 사회적으로 소통되고 확인되는 한해였음을 보여준다. 앞으로도 ‘여성의 목소리가, 삶이 운동의 의제가 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고 권력 감시, 사회적 이슈에 대한 대응활동에 보다 많은 회원 그리고 대중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운동방식으로 기획되고 역동적으로 전개되는 것이 필요하다.
▪ 여성들의 경험과 목소리를 담아내어 성차별적인 여성현실을 드러냈던 한해
흩어져있던 구직자들의 목소리를 모아 구직과정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다양한 차별과 인권 침해 상황을 확인한 「9직X2직=18: 나의 육두문자 구직라이프」는 12회차에 이르는 웹툰 제작, 구직자들의 리얼 토크쇼 ‘참을 만큼 참았어!’를 진행하였고, ‘구직문화 변화를 위해 기업에 요청하는 8가지 상식’을 110개 기업에 발송하여 기업의 채용문화 개선을 공개 제안하였다.
「1인가구여성, 여기 있다 전해라 -‘100%혼자, 100%함께’」는 1인가구 경험이 있는 여성 158명의 인터뷰와 설문조사를 기초로, 서로가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며 사회적 안전망과 연대의 필요성에 대한 욕구를 모아내는 1인가구여성 문화제 개최하고, 토론회를 통해 1인가구 여성들의 독립이 여성에게 가지는 의미성을 드러내어 기존의 복지제도의 전제에 의문을 제기하였다.
여성들의 외모관리 압박 및 차별에 대한 문제제기하는「외모 피로사회-‘사진 없는 이력서’로 시작되는 변화」는 여성 직장인의 목소리를 담은 인터뷰집을 제작하고, 기업/단체/공공기관들의 ‘사진 없는 이력서’ 사용 선언 조직(총 82개 단위 조직), 일터에서의 외모평가·차별문제에 관한 기획영상과 액션활동, 발표회를 기획하여 ‘사진 없는 이력서’의 의미를 사회적으로 확산하여, 사진 없는 ‘표준이력서’ 사용법제화가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또한 방송이 다양성을 확보하지 못하는 것은 사회적 약자의 왜곡과 불평등을 확대 재생산하는 토대가 된다는 것을 문제의식으로 미디어다양성 확보를 위한 활동을 전개하였다. ‘비만’출연자의 출연비율과 묘사되는 방식을 중점적으로 분석한 미디어 속 외모차별 실태조사단 ‘외모, 세모, 네모’, 미디어의 몸다양성 확보를 위한 실태조사 결과발표회를 진행하여 미디어에 만연한 외모 지상주의 감시 및 출연자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하였다.
성폭력전담재판부 집중모니터링을 통해 성폭력피해자가 형사사법절차에서 겪는 피해를 드러낸 카드뉴스 ‘정의로워 보이는 사람들의 말’을 제작하고, 피해자 권리제도 보완과 판사의 성비불균형에 대한 모니터링결과가 국정감사 질의의 근거로 활용되면서 사법제도 안에서의 왜곡된 성인식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론화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여성들이 경험하고, 고민하는 삶의 이야기 속에서 다양한 의제활동을 출발하였고 그 이야기는 다시 사회적으로 각 의제의 질문과 요구를 구성하였다. 앞으로도 의제를 설정하고,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더 많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성차별적인 여성현실과 그의 대안을 그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 ‘여성운동조직’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고, 새로운 미래비전을 그리고자 노력한 한해
지역여성운동 역량강화를 위한 목표 속에서 지역민우대표네트워크는 지역여성운동으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제토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사무국장네트워크는 사무국장 역할 등 리더십역량강화를 위한 워크숍을, 지역아동센터네트워크는 민우회 부설기관으로서의 운동적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어린이해보면, 공동캠프 등을 진행한 해였다. 또한 지역에서 ‘여성운동조직’으로서의 정체성을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를 주제로 확대워크숍을 개최하여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한 구조적인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향후 각 네트워크를 통해 이슈 및 운동방향에 대한 토론과 더불어 지역여성운동 리더십의 중심축을 다지기 위한 워크숍, 공동액션을 통한 현안대응강화 등 지역여성운동활성화를 위한 단계적 실천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민우회 새로운 30년을 위한 비전위원회는 민우회 30년 역사를 함께 만들어 온 회원, 지부, 활동가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민우회 운동의 장단점과 운동과제를 찾고, 변화한 여성운동의 환경 진단 속에서 여성주의운동조직 정체성을 명확히 한 민우회 중기 미래비전을 마련했다. 9차에 걸친 위원회 논의와 다양한 구성원들과의 인터뷰와 간담회, 본부⦁지부 확대 워크숍, 전체 활동가 토론회 등을 통해 이슈 영역별 운동 점검, 평가와 과제 찾기, 여성주의 조직문화 재점검, 변화한 여성운동의 환경 진단 과정에서 민우회 중기 미래비전을 마련했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담았다. 2017년은 마련된 중기 미래비전을 실행해야 하는 첫 해이다. 더 많은 회원들과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실천하고 완성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 더 많은 페미니즘을 만들고자 노력한 한해
SNS와 팟캐스트 등 기존의 채널을 더욱 강화했다. 다양한 의제와 일상대응활동 등 전반적인 활동은 가독성을 높이기 위한 카드뉴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참여할 수 있는 형태의 말하기 방식을 견지하였다. 특히 SNS는 작년대비 2배 이상의 팔로워 증가와 8배 이상의 노출도를 기록하여 민우회 활동이 더 많은 이들과의 접점을 만드는데 기여하였다. 이전에는 언론보도가 주요하게 활동을 알리는 채널이었다면, 최근에는 SNS 등을 통해 온라인 상의 흐름을 만들어내면 그것이 언론을 통해 재조명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이는 활동의 사회적 의미를 확산하는데 있어 더 많은 이들의 목소리와 공감을 만들어내는 것의 중요성을 재확인하는 것이기도 하다. 팟캐스트 ‘해장상담소’ 역시 일상과 맞닿아 있는 다양한 주제에 최근 이슈를 더한 시의성 있는 컨텐츠를 안정적으로 운영하여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구독자수 증가를 이루었다. SNS와 팟캐스트의 확장은 더 많은 이들과 민우회 운동의 접점이 확장되는 것으로 전체적인 운동의 확장, 더 많은 페미니즘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러나 홍보영상, 웹툰, 굿즈 제작 등 홍보매체의 다각화는 적극적으로 실행하지 못했다. 홍보는 활동이 전달되는 도구이자 더 많은 이들과 함께해야하는 활동의 전제이다. 홍보의 도구는 그 어떤 것보다 빠르게 급변하는 만큼 시대적 흐름을 이어가기 위한 시도는 매해 다각도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홍보 채널 외에도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과 확산 속에 더 많은 교육의 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였다. 2016년은 각각 4강으로 구성한 민우특강과 열독, 여성주의 관점 확산과 대중접촉면을 확장하고자 했던 페미니즘 입문강좌(서울4회 등 전국에서 11회 진행)는 수많은 페미니스트들이 모이는 자리로서 그 자체로 즐겁고 힘 받는 자리가 되었다. 향후에도 더 많은 이들이 다양한 페미니즘을 만날 수 있는 교육의 장을 기획하여, 여성주의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연결된 힘으로 더욱 튼튼해진 2016 민우회
2016년, 민우회에 가입한 사람은 816명(본부 501명 ∥ 지부전체 315명)으로 현재 회원수는 총 6,066명(본부회원 3,009명 ∥ 지부전체회원 3,057명)이다. 차별현안에 대응하는 민우회 활동이 두드러지는 경우, 보다 많은 이들이 민우회를 찾았고 회원가입으로 이어졌다. 2년 전까지 200여명 수준이던 본부 회원가입이, 2015년 여성혐오문화가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면서 특정 시기에 일시적으로 급증했다면(2015년 2월만 153명), 2016년은 회원가입이 시기와 상관없이 다양한 계기와 욕구(교육 강의, 캠페인과 행사, 회원활동 관심 등)로 한 해 동안 꾸준히 이어져 작년과 같은 500명 수준을 달성했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회원가입은 본부에 집중되었으며, 전 지부의 고른 회원확대로 이어지지는 못하였다. 따라서 이후 지부들도 여성운동단체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면서 회원조직운동에 대한 본⦁지부 공동의 목표 속에서 구체적인 기획 및 집행이 필요하다.
2016년은 500여명의 회원가입을 통해 회비수입이 지난해 대비 16.6%가 상승(2015년 회비수입247,973,300원 ∥ 2016년 회비수입 289.197,794)하여 안정적인 재정운영을 위한 기초가 마련되었고, 비정기적인 일시기부를 통해 민우회의 활동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보내는 후원자 수도 늘고 있다. 특히 후원문자의 경우 절차가 간편하여 시시각각 진행하는 활동에 대한 즉각적인 후원으로 이어지기도 하였으며, 사회적으로 더 많은 여성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느껴지는 순간(ex. 넥슨 성우 해고사건 등)에는 후원문자가 2,500여건에 이르러 총 3,930건의 문자후원이 이루어졌다. 모든 후원과정에서 공통적으로 전달된 메시지는 ‘민우회 활동을 주목하고 있으며, 그에 대해 지지와 응원을 보낸다.’는 것이었다. 이는 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주요한 의미부여와 동력이 되었다.
2016년은 더 많은 여성들의 목소리를 통해 의제를 구성하는 과정이었으며, 그 의제를 확산하는 노력 속에 더 많은 이들이 함께하고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한해였다. 앞으로도 대중여성운동단체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고 보다 많은 회원과 대중이 함께 참여하고 소통할 수 있는 운동을 만들어가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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