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나는 다방] 회원 낭미를 만나다
"민우회 회원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라는 궁금증으로 시작된 탐나는 다방!
2016년의 탐나는 다방은 활동가가 만난 회원들의 삶, 이야기입니다.
한달에 한 번, 낯설거나 만나지 못했던 회원들을 그들의 일터 혹은 삶터, 놀이터에서
만나 이야기 나눕니다.
그 첫번째 인물은 회원 낭미(안미선)입니다.
@사무실 근처 까페에서 만난 낭미
안녕하세요. 저는 회원팀 홛동가 꼬깜입니다. 봄볕이 따뜻한 4월, 사무실 근처 까페에서 낭미를 만났어요. 낭미는 몇 년전 민우회에서 활동가로 있다가 최근에는 글도 쓰고 여러 강의도 다닌다는 소식을 전해주었어요. 낭미(안미선)가 쓴 책으로는 『여성, 목소리들-섹슈얼리티, 가족, 노동, 삶…대한민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 『기록되지 않는 노동-숨겨진 여성의 일 이야기』, 『엄마의 탄생-대한민국에서 엄마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등이 있습니다. 낭미에게 글이란 무엇이고 어떤 계기로 르뽀 작가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청계천 사람들의 삶을 기록했어요
원래 작가가 꿈이어서 출발한 것은 아니었고. 거창하게 작가라는 생각 없이 기록하는 것이 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누군가랑 같이 하고 싶었어요. 처음에는 청계천 사람들 삶 기록하는 것을 시작했어요. 다른 사람들과 같이 만나고 기획하고 청계천을 같이 돌아다니면서 취재하고 상인들 만나고. 그후에 철거민이나 밀양 주민들에 대한 르포에 참여하거나……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참여했고 그러다보니 작가가 되어 있네요. 저는 소중하게 생각해요. 그것을 시작하게 된 것을요.
@<기록되지 않는 노동> 책소개(출처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10129400)
노동의 조직화와 노동운동의 발전은 그런 인식의 부재에 많은 영향을 끼쳤지만 한편으로는 사회가 노동을 하나의 수단으로 치부함으로써 많은 갈등을 일으켜왔다. 물론 노동을 하찮게 여기는 데에는 그것을 바라보는 경제주의적 관점, 정확하게는 국가나 자본의 지독한 경제주의적 태도가 큰 영향을 끼쳐 왔다. 노동을 국가의 발전과 자본의 증식 수단으로만 이해함으로써 노동에 종사하는 개별적 존재들의 가치를 함부로 폄훼해온 것이다. 특히 대한민국에서 여성의 노동은 부당하게 대접받아 왔고 지금도 그렇다.『기록되지 않은 노동』의 저자들이 밝히려 한 것도 바로 남성-정규직-비장애인 노동의 반대편에 있는,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은’ 소수자의 노동, 여성-비정규직-장애인 노동의 실상들이다. 그것도 어떤 개념으로부터 연역된 게 아니라 개별 노동자의 육성을 담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기록의 세계’에서는 결코 보여주지 못하는 ‘여성-비정규직-장애인 노동’의 다른 면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사람들의 삶에서 유리되지 않기 위해
어릴 때부터 글을 쓰고 싶긴 했어요. 사실은 소설을 써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국문과를 갔는데 문학사를 알려주지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건 아니더라고(웃음). 그런데 내가 글을 쓸 때 어떨 때 칭찬 받았냐면 실제 있었던 일을 쓸 때 잘 썼다고 하더라고요.(웃음) 뭔가 사람마다 자기 취향이나 재능이 있잖아요. 나는 허구를 구성하고 감동을 주는 것보다 있었던 일을 내 느낌에 맞게 해석하는 게 더 남에게 다가가는구나 싶어서 기록 작업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활동도 그렇겠지만 실제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가깝게 다가갈까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인터뷰는 문학이나 비문학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서 삶에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려는 의지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사람들의 삶에서 유리되지 않기 위해.
여성주의, 관대함, 언어
엄마의 삶, 결혼 생활의 부조리, 일자리에서의 어려움 등 여성주의라는 언어의 힘이 없다면 여자로서의 삶을 해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 같아요. 더불어 사람들한테 좀 더 관대해지고 싶을 때도 있어요. 내 삶에 대해서도 좀 더 관대하고 싶고요. 하지만 관대함이 용납되지 않는 세상이잖아요.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고 관대하지 않은 세상이지 않나. 좀 더 천천히 하고 싶고 익숙한 것들, 손에 쥔 것들을 놓아야 더 다른 풍경과 만남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다양하게 이루어지는 것들, 만들어지는 것들을 틀 없이 언어의 구애 없이 보고 싶고 그 속에 끼어들어서 뭔가를 하고 싶고 그래요.
아이가 초등학생이니까 작업을 할 시간이 넉넉지는 않은 상황이에요. 사실 좀 더 안정되고 싶은 마음도 있고요. 아이에게 해주고 싶은 것들을 많이 못해주는 기분도 들고요. 서울살이가 가끔은 버거울 때도 있어요.
@ 내 날개 옷은 어디 갔지? -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자 이야기
(출처 :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5907796)
누구나 알지만 아무도 모르는 여자 이야기. 저자 안미선 씨는 성 상담 교사로서, 산재를 당했던 노동자로서, 여성 노동자 글쓰기 강사로서, 아이 엄마로서, 가정주부로서, 서민들이 사는 아파트 주민으로서 쓴 글을 통해 '대한민국에서 여자로 산다는 거. 이런 것 같다'고 알려준다.본문은 저자의 일상 생활 글과 함께 일하는 여성들을 인터뷰한 글이 같이 실려 있다. 비정규, 비공식 여성노동자로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보이지 않게 일하는 여성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다가온다. 이런 이야기를 통해 남자와 여자를 불문하고 “삶을 바꾸고 세상을 바꾸는 글쓰기”란 이런 것이다 하는 걸 보여주고 있다.종일 몸 놀려 손발과 다리 어깨 같은 곳이 저리고 아파와도 직업병이라 인정을 받을 수 없다. 집 안에서 길에서 외딴 곳에서 뿔뿔이 일하는 여자들에게 노동자라는 이름은, 그 일이 노동이라고 불리지 않은 만큼이나 낯설다. 여성은 집과 밖의 경계에서, 사적인 보살핌과 공적인 노동의 경계에서, 종과 성스러운 어머니의 경계에서 일한다. - 본문에서
분명히 지탱해온 것들이 있죠
책임감으로만 삶이 지탱되긴 어렵더라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분명히 지탱해온 것도 있는데 가끔은 동력이 안 생길 때도 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이 처음 글쓰기를 추천해줘서 글짓기를 시작했는데 최근에 그 선생님을 우연히 다시 만났어요. “아직도 글을 쓰고 있니?” 하고 물어서 “예”라고 대답했어요. 30년이 지났는데 기억하고 계셔서 감격스러웠어요. 하지만 르포 작업을 한다는 게 어려움이 없지 않아요. 주로 사회적 약자들을 인터뷰하기 때문에 그 작업 과정에서 힘든 점도 있어요. 고통을 겪은 사람들은 밖에서 큰 자극을 받았기 때문에 내면에서 표현되는 감정도 강해요. 사실 감정적으로 휘몰아치기 때문에 겪는 혼란들을 이해하죠. 그렇기 때문에 그 혼란을 지탱하려면 저도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더라고요. 인터뷰를 하는 나도 건강해야 온전히 타인을 받아들이는 것이 가능한 것 같아요.
@<여성, 목소리들>
글을 읽다보면 섹슈얼리티와 가족과 일터의 영역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며 이것이 여성의 삶을 어떻게 작동하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엿볼 수 있다. 이 여성들의 목소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그 목소리들이 중첩되어 더 큰 울림으로 퍼져나간다. 그래서 제목이 《여성, 목소리들》이다. 침묵하거나 떨리던 목소리, 붉게 물들던 얼굴, 소리 없이 흐르던 눈물, 때로 활기차고 꿋꿋하게 외치던 소리, 이런 표정과 느낌, 감정들이 어울려 여성들의 목소리가 이 사회에서 어떻게 규정되는지, 어떤 모습으로 존재하는지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이 책 속의 여성들은 외친다. 바뀌어야 하는 건 여성 자신이 아니라 세상이라고. 여성 또한 조건 없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노동할 수 있고, 삶의 안전망을 체제 속에서 보장받을 수 있으며 평등한 시민권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섹슈얼리티, 교육, 노동, 삶에서 자기 결정권을 가져야 한다고.(출판사 서평/ 출처 http://book.naver.com/bookdb/book_detail.nhn?bid=813701)
기꺼이 시간 내준 낭미에게 다시금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
다음 탐나는 다방도 기대해주세요! 커밍 순~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