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2018 상반기 신입회원 세미나 환/절/기 후기
우리는 매일같이 화나는 일이 벌어지는 이 세계를 페미니즘 인식론으로 다시 바라볼 내적인 힘을 기르고, 그 싸움의 시간 동안 서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페미니스트 친구를 만들고 싶어 세미나에 모이게 된 것 같습니다. 2018 상반기 신입회원 세미나는 초록, 주나, 종이, 이칠삼, 이오, 닥터, 태태, 찰스, 나다, 매이, 맨디, 예은, 제나, 호연, 회원팀 활동가 이편, 눈사람이 5월 2일, 9일, 16일, 23일 총 4번의 수요일을 함께했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꾸준히 참여해주신 만큼 부득이하게 두 분반으로 나누어 진행했어요. 리사 조와 상담실 조인데요, 리사 조는 한 참여자의 티셔츠에 그려져 있던 심슨가족의 바트를 본 누군가의 “바트 조로 할까요?”라는 질문에서 출발해서, 심슨가족에는 리사라는 페미니스트 여성이 있는데! 라는 생각에까지 이르러 리사 조라는 이름을 짓게 되었다고 합니다. 상담실 조가 처음 모였던 곳은 민우회 사무실 안에 ‘상담소’라는 명패를 단 공간이었는데요, 우리가 모이는 공간이자 서로의 상담실이 되어주자는 뜻으로 상담실 조로 이름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이름 짓는 게 처음엔 별 것 아닌 것 같았는데 우리의 이름을 짓기 위해 골똘했던 순간도 되돌아보니 무척 즐거웠던 것 같아요. ㅎㅅㅎb
정희진 선생님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읽으며 사랑과 섹스, 나이 듦과 늙음, 군사주의와 남성성, 피해자다움이라는 성역할, 성매매/성노동 이분법을 넘어 등등 현재까지도 페미니즘의 쟁점인 주제들과, 우리 삶을 관통하는 이슈들에 대해 쉴 새 없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때로는 쉽사리 정의되지 않는 (어려워 죽겠는) 페미니즘이 답답하기도, 어떤 이슈에 대해서는 서로 사뭇 다른 생각일 때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일상에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그것을 진지하게 경청하는 시간을 갖기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요. 훈훈, 감동, 즐거움이 가득했던 4주의 기억이 모두에게 오래오래 남아 우리의 동력이 되기 바랍니다.
함께해주신 회원 분들의 후기로 그 날의 분위기를 전해드립니다.
불편한 걸 불편하다고 말할 수 있는, 마음으로 연대할 수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너무 좋은 자리였어요!
4번의 만남, 4주가 너무 짧게 느껴질 정도로 매번 새롭고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계속 공부하고 고민하려고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것도 많은 저에게는 민우회 활동가, 회원 분들과의 만남이 항상 깨우침(!)과 배움의 시간이 되어 좋았고요, 특히 저처럼 독서 토론 형식의 모임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하신 분들은 참여해 보시면 정말 정말 얻어가시는 게 많을 거라 감히 장담해봅니다. 이번 세미나로 인해 제 삶이 더 다채롭고 풍성해진 것 같아요.
앞으로도 민우회의 활동을 응원하고 또 함께하겠습니다. :)
주나 |
페미니즘 관련해서 이야기 나누다 받는 상처들이 자꾸 생기다보니 밖에서는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안 하게 되더라구요. 답답하던 와중에 민우회 세미나는 저와 비슷한 입장에서 생각하는 분들과 '여성'을 주제로 이야기할 수 있었던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페미니즘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이지만 어려워서 선뜻 읽어볼 생각을 못했는데 민우회 회원분들과 같이 읽고 이야기하니 어려웠던 부분들이 풀리기도 했고,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었어요.
4번의 세미나동안 두 번이나 비가 와서 갈 때 힘들기도 했는데 세미나 시작하면 역시 오길 잘했다 싶었답니다;-)
다음에 이런 세미나 있으면 또 참여하고 싶어요!
제나 |
4주간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났지만 세미나가 없는 날에도 계속 든든했어요. 나를 불편하게 만든 건 페미니즘이 아니라 차별이고 고단한 일과 후에도 행동하려고 모이는 사람들이 있다면 분명히 뭐라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세상이 안 바뀐대도 적어도 아마조네스 부족을 이룰 만큼은 되더라고요:P
불쾌한 경험과 새로운 상상을 표현하는 경험도 의미 있었어요. "그거 되게 기분 나빴어요"라고 말해 보면 다음엔 나를 불쾌하게 한 상대에게 "기분 나쁘니까 사과해" 할 수 있겠더라고요.
모든 페미니스트의 생각이 같진 않았지만 그래서 차이가 차별로 이어지지 않으면 하나 된 사회보다 좀 튀고 서로 다른 사회가 훨씬 멋지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재밌고 멋진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즐겁고 행복했어요. 고마워요. 세미나가 끝나서 아쉽지만 우리 또 만나요!
초록 |
그 말을 조금 더 자신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페미니스트입니다’ 라는 말이요.
그러려면 좀 더 지식으로 무장도 하고, 설득의 기술도 배우려면 공부와 대화가 필요할 것 같아서 민우회 신입회원 세미나를 신청하게 됐습니다.
책에 정리된 한 줄의 문장을, 우리의 경험으로 아주 길게 풀어보는 시간이었어요.
참 신기하죠. (호구조사를 하지 않으니 잘 모르지만) 직업도, 나이도, 성별도 다른 사람들이 공유하는 경험이 있더라고요. “생각해보니 참 이상하더라.” 싶은 어떤 지점들.
그 교차점을 이으면서 우리는 촘촘하나 보이지 않는, 공기같은 억압의 구조를 조금이나마 그려봤습니다.
알고 나면 세상과 불화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더 나를 자유롭게 하는 페미니즘 빨간약을 잔뜩 들이킨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선생님이 되어준 팀원들 모두 고맙습니다.
우리 같이 더 행복한 페미니스트가 됩시다!
매이 |
민우회 신입회원 세미나는 평소 페미니즘을 매체로만 접하며, 사회로부터 오는 불편함에 혼란스러워하던 저에게 페미니즘과 더 가까워지고 페미니스트 분들과 실제로 만나서 소통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주었습니다.
정희진님의 '페미니즘의 도전'을 4주에 걸쳐 읽고, 회원마다 각각 담당 챕터를 정해 발제를 해오고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들을 토대로 자유롭게 대화하였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이해가 잘 안되었던 부분들을 질문할 수도, 같은 내용을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으며 배울 수 있었고 무엇보다 일상에서 만나기 힘든 페미니스트 분들과 안전하고 편안한 장소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며 대화할 수 있는 점이 좋았습니다.
4주라는 기간은 어떤 변화가 일어나기엔 조금 짧을 수 있지만 저는 세미나에 참석한 그 기간 동안에 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 더 변화했음을 느낍니다. 세미나를 진행해주신 활동가분들의 세심한 배려와 좋은 회원님들 덕분에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잊지 못할 경험이었고 다시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칠삼 |
내가 페미니스트라고 말할 수 있을지, 그냥 성격이 예민한 것은 아닌지, 혼자 검열하는 많은 생각들이 쌓여가는 동안 지쳤었어요.
외롭기도 했죠. 내 생각을 어디까지 얘기할 수 있을지, 얼마나 이해받을지, 대화하기 위해 어디서부터 설명과 설득을 시작 해야 하는지.
힘들고 짜증나기도 했어요. 왜 나는 내 생각을 이야기하기 위해 0에서부터 설명을 해야하고, 이해받지 못하는 것이 더 당연하다 여겨야 하는 걸까?
환절기의 4주는 놀랍고 신이 났어요.
나와 ‘기본’이 맞추어지는 사람들, 나의 ‘상식’이 공유되는 사람들과의 대화! 말하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고, 또 그것이 힘이 될 수 있다는 걸 실제로 느끼는 놀라움! 그리고 나를 긍정적으로 키워주는, 닮고 싶고, 생각해볼 만 한 다양한 생각들이 오갔습니다. 불편함을 나누고 목소리를 함께 낸다는 것이 나에게도 서로에게도 힘이 된다는 것을 느꼈어요.
우리, 목소리를 내어요. 그래서 우리 서로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는 것을 드러내고 위로를 받아요.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면 가까운 곳의 다른 목소리도 힘을 얻을 거예요. 이런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준 환절기! 너무 소중하고 고맙습니다.
맨디 |
좋은 책과 좋은 사람을 만나 행복했던 4주였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공부였지만 민우회 회원분들을 만나 그런지 행복하고 즐겁기만 했네요. 페미니즘에 대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자리가 처음이라 더 두근거렸던 것 같아요. 잊지 못할 경험이 되었습니다. 언젠가 다른 곳에서 뵈면 반갑게 인사드릴게요!
저의 삶을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그리고 모두의 페미니즘을 응원하겠습니다.
나다 |
* 2018년 상반기 신입회원세미나는 이렇게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하반기에 다시 인사드릴 텐데요.
공지사항 확인하셔서 참여 못하신 분들은 함께하시면 좋겠습니다. ^^
문의가 있으시면 언제든 회원팀(02-737-5763, [email protected])으로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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