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 -최종편-
남성양육자 1%를 기억하는 평등한 세상!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 ③
- 최종편-
육아휴직은 남녀가 1년씩 번갈아가며 사용할 수 있지만,
전체 육아휴직자 중 남성의 비율은 1% 내외입니다.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아이의 연령이 3세로 상향되어, 여성과 남성이 각각 1년을 사용할 수 있는데도 여전히 남성의 육아휴직참여는 2%를 넘지 않습니다.
남성이 육아휴직을 한다고 하면 ‘아이는 엄마가 키워야지’, ‘승진을 포기할 생각인가?’, ‘가장이 부양을 해야지’, ‘얼마나 못났으면…’ 등등 수많은 사회와 직장동료들의 편견부터 이겨내야 합니다. 육아휴직을 하고 나더라도 당장에 식구들과 이웃들, 하물며 놀이터에 아이를 데리고 간 그곳에서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무능력’한 남편으로 읽혀지고 맙니다.
돌봄÷돌봄=평등한“1”
여성 개인에게 짐지워져 있는 돌봄을 남성과 사회가 함께 나누어 "평등한 일"을 만들고, 남성은 양육에 대한 권리를 시작하는 일. ‘1등만 기억하는 떠리한 세상’에서 ‘남성양육자 1%를 기억하는 평등한 세상’을 시작합니다. 그들과 함께 남성이 양육에 참여하면서 느꼈던 고충과 맞닥뜨린 편견의 경험, 산적한 일상의 과제들을 수다로 풀어냅니다.
남성양육에 일천한 양육정보의 세계에서
선배 남성양육자들의 빛나는 노하우를
예비남성양육자들과 공유하는 수.다.본.능.
[돌봄÷돌봄=평등한“1”]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①
[돌봄÷돌봄=평등한“1”]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②
지금부터,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 최종편을 시작합니다.
(1, 2편을 읽지 않으신 분들은 위를 클릭하여 읽으신후, 3편을 읽어주세요!)
이세훈 : 배우긴 해야돼요. 저도 처음엔 애를 인큐베이터에 한 3일 있다가 데리고 와서 어머니가 알려주셨는데 정말 배워야겠더라구요. 처음에는 애가 머리가 팔목에 있으면, 발이 팔뒤꿈치까지 밖에 안와서 진짜 겁나더라구요. 배우긴 배워야될 것 같아요.
강상구 : 저도 첫 목욕시킬때 플라스틱 욕조에 물을 가득 담고, 욕조에 애 눕히라고있는 그물에 물을 담고 애를 딱 놨더니, 애가 그위에 있는게 아니라 물에 둥둥 뜨는 거에요. 책에서 본대로 목잡고 했는데, 목만 받치고 있는데 애가 물에 붕붕 뜨니까 내가 이걸 놓치면 애가 물에 빠져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너무 무섭고 어떻게 해야될지를 모르겠는 거에요.
이세훈 : 몇번 해보면 이게 되는데 첫경험은… (강상구 : 처음에는 어찌나 무서웠던지…) 근데 둘째애는 그냥 막~~(일동 웃음) 첫째애는 집에 데려갈때에도 사악~ 싸가지고 조심스럽게 갔는데, 둘때애는 싹싹싹 싸갖고 “가자!”이런식으로(일동 웃음)
강상구 : 어쩌다가 장모님이 하루 들러가지고 “내가 목욕시켜줄께” 이러더니 왼손으로 애를 딱! 잡아가지고, 툭 안아서, 퍽퍽퍽 씻기더라구요. 아 저렇게 해야되는거구나, 얼마나 저는 불안해요. 둥둥둥~ 하나하나 이렇게 제대로 하는건 오래걸리더라구요.
강상구 저희 가족은 안그랬어요. 저를 포기했기 때문에(웃음) 네가 뭘 하든, 내가 무슨 말을 하겠냐, 이런 거였는데, 다만 우리 어머니가 자꾸 간섭을 하실려고 했어요. 예를 들면 저희 어릴땐 권위적으로 키우잖아요. 애 울면 그냥 놔두는게 아니라, 그냥 컴컴한데다 넣어놓고 울게 하고, 이런식으로… 딱 그런 스타일 이였어요. 맨날 그렇게 키우라고, 말씀하시는거에요. 대답만 하고, 그냥 제 스타일대로 키우는데, 가끔 서울 오면 간섭 들어오죠. 그것 때문에 몇번 부딪혔어요. 그랬는데 나중에 제 동생들이 애를 낳고, 그 동생하나가 애를 어머니에게 맡겼는데 그 다음부터 전화가 맨날 와요. “야 이건 어떻게 해야되냐”이러면서. 왜냐면 옛날지식으로 그냥 똑같은 관점으로 얘기했는데 막상 애가 있으니까 생각이 잘 안나시는거죠. 목욕은 해도, 뭔가 다 아시는게 아니니까 그런건 이제 물어보시더라구요. 그래서 질의응답관계가 됐습니다.
이세훈 저같은 경우에는 양쪽 부모님이, 기본적으로 마인드가 좋으셔요. 저희랑 잘 대화하시고, 그래서 저희는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실질적인 도움도 많이 받고, 내용적인 도움도 많이 받고, 그러면서 넌지시 우리는 애를 양육하고 싶은 방식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그러면서 저희는 도움 굉장히 많이 받았거든요. 지금 현재 많이 받고 있고요.
강상구 저희는 애엄마 임심해가지고 너무 힘든데 10월에 서울에서 불꽃놀이하잖아요. 그거본다고 시골에서 다 올라온적이 있어요. 집들이 해야지 이러면서. 근데 며느리 임신했으니 힘드니까 장만하지 말라고 하더니, 요리재료를 잔뜩 차에 싣고 와가지고 대낮부터 요리를 하시는데, 어떻게 며느리가 가만있어요. 저도 같이 할려고 가면, 저보고 저리 안가냐고, 막 뭐라고하고. 그래서 그 요리를 다 했어요. 갈비찌고 이러니까 몇시간을 요리한거거든요. 근데 한 이십명을 불러다가 밥을 먹은 다음에, “자 우리 불꽃놀이가자”하면서 일어나는 거에요. 그러면서 며느리는 임신했으니까 쉬어라 딱 이러는거에요. 그럼 그걸 누가 치워요. 제가 그래서 “저는 안갈께요” 이러니까 “네가 안가면 무슨 재미냐” 그래서 “아 이거 치워야지요” 그랬더니 아버지가 “가자” 그래서 결국 갔어요. 갔다 온 동안에 임신한 사람이 그 20인분 큰상을 다 치웠죠. 그런걸 전혀 이해를 안하시는 분이에요. 너무 힘들더라구요. 요즘도 마찬가지에요. 그런 관계는 영원히 개선되기 힘들지 않을까싶어요.
아이를 키우면서 부모님은 왜 나를 그렇게 키웠을까 그런 생각이 들때가 종종 있어요. 제 마음대로가 아니라 진짜 막 본인 마음대로만 하던 기억들 있잖아요. 전혀 공감해주지 않고, 20년 넘게 30년 넘게 40년 되도록 그렇게 했던 기억이 남아가지고 애 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면 저는 너무 기분이 나빠요. 결정적인게 언제였냐면, 그게 저희 아버지하고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갔어요. 근데 놀이터가면 애가 놀고 싶은거 그냥 놀게 하면 되잖아요. 근데 저희 아버지는 미끄럼틀 한번 타면 또 타고 싶어하는 애를 끌고 가서 이제 시소타자, 이래요. 시소한번 타고 나면, 방방뜨는거 있는데 그걸 태우니까 애가 무서워하더라구요. ‘아 그럼 이거 무섭구나, 타지마’ 이럼 되는데, “아 남자가 이게 뭐가 무서워, 올라가” 해가지고 애를 기어코 밀어넣더라구요. 그러니까 애가 무서워서 주저앉고… 그거 보니까 ‘내가 저러고 살았구나’싶은게 너무 화가 나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그런식의 육아법에 대해서 굉장히 반감이 심해요. 애한테 이래라 저래라 하는게 너무 싫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애가 제대로 크는게 아닌것에 대한 주장같은걸, 놀이터 그 기억은 너무 악몽같아요.
이세훈 저는 딸만 둘인데, 제 여동생이 아들 둘이에요. 나이가 큰애가 네살, 둘째애가 두살 이렇거든요. 저는 아직 애둘 키우면서 도레미 이상 올라가본적이 없어요. 근데 제 여동생은요. 라밑으로 내려오질 않아요. 한번은 여동생이 수원에서 결혼식이 있어서 하룻밤 저희집에서 자겠대요. 큰애를 데리고 왔어요. 근데 걔 하나가 딸네미 둘의 한 열여섯배 정도의 활동량을 보여주더라구요. 이게 정말 분명히 다르구나.
강상구 그래서 이게 발달단계에서 특징도 있고, 남성과 여성의 차이가 있어요. 신체적인 활동에 있어서 분명히 차이가 있어요. 처음에 보면 맨날 여자애는 분홍색옷입히고, 남자애는 파란색 옷입히고..그런게 어딨어. 그래서 구분없이 사고 그랬어요. 저희 아이는 분홍색으르 좋아하기도 해요. 제가 최근에 ebs아이의 사생활이란 책을 읽어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그러니까 전반적으로는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와 차이가 있더라구요. 그 책의 주장은 그거였어요. 그래서 분홍색, 그런거 있죠. 남성과 여성 평등해야된다고 해서 여자애한테도 파란색 사주고, 남자애한테도 분홍색 사주잖아요. 그러면 그거를 좋아하는 애들이 있는데, 그게 싫은 애한테도 “야 그런거 구분하면 안돼” 해주면 그것도 스트레스 받아요. 그래서 저는 자연스럽게 나둬야 되는게 나은거구요. 그래서 그러다보면 남자아이는 대체로 파란색을 좋아하지만, 분홍색좋아하는 애가 있어요. 그럼 그 특징에 맞게 하면 되요. 그거를 운동하는 사람이 운동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강제를 해서도 안되는것 같더라구요. 다른 사람이 아프면 돌아보고 이런 것도 여자아이와 남자아이의 차이가 있고, 남자애들 대부분이 정말 안봐요. 놀때도 미친듯이 뛰어놀고, 이게 시각이 발달하는것도 이제는 여자애들은 색체에 대한 민감도가 높고, 그게 먼저 발달하구요, 남자애들은 색채보다는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서, 그래서 자동차 이름 빨리 아는것 같아요. 비행기 이런거 관심있고, 여자애들은 꽃 이런거 관심있고, 그게 그냥 여자아이니까 순하고 나약하고 이러니까 뭐 그런게 아니라, 그런 뇌의 부분이 빨리 발달해서 그런것 같아요. 그럼 그거에 맞춰주면 되는거에요. 그래서 애가 좋아하면 하고, 아니면 안하고 된다는거지요. 그래서 차이가 있구요. 그래서 제가 허리가 아픈것도 걔하고 허구헌날 안고, 저희 아이는 덩치도 커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 보면 '애가 말이 느리네요'그래요. 왜냐면 또래중에 말이 제일 빠르거든요. 근데 또래중에 등치가 제일 커가지고 애를 일곱살로 봐요. 애 키를 매일 재는데 백명중에 몇명중에 나와요. 그럼 저희 애가 키는 백명중에 98명째인가 그래요. 얘보다 큰애는 백명중에 두명밖에 없는거에요. 머리가 하나 더 있어요. 그리고 힘도 좋고, 얘가 이리뛰고 저리 뛰고 엄마는 안아달라고 하면 화내니까 아빠가 안아주지 이러니까 몸이 정말 힘들어요. 체력적인 측면에서 여자아이가 나을수도 있는것 같아요. (권호영 다행이네요)
이세훈 저희 장인어른이 굉장히 권위적인 분이에요. 딸만 둘인데, 엄마하고는 친밀하게 일상적인 대화를 잘하는데, 아버지하고는… 대식구 모인거 보면 굉장히 재밌어요. 그런데 아버지는 없는 사람같아요. 딸 둘이랑 엄마하고는 시시콜콜 웃고 떠들고 난리났는데, 아버지하고는 거의…
강상구 저희 애는요. 남자애를 더 좋아해요. 어디 데려가면 여자어른이 아이고 이쁘다 이러면 흥 이래요. 남자어른이 그러면 안겨요. 뽀뽀하고. 왜그런가 너무 궁금해요. 아직 잘 모르겠는데 아빠가 일년 초반에 키워서 그런지 울때요. 보통 애들 엄마 이러면서 울잖아요. 우리 애는 엄마아빠엄마아빠 이렇게 울어요. 그래서 그게 좀 다르더라구요.
이세훈 실제로 배우자한테 그걸 많이 물어봐요. “넌 언제까지 아빠랑 얘길 했냐” 그럼 우리 배우자는 “거의 기억이 없다” 그런 말을 해요. 우리딸들은 나하고 어떤 대화를 할까… 우리 배우자가 얘기하는건 그거더라구요. “애를 인격적으로 대하고, 너한테 맞추지 말고 계속 애를 인격적으로 대하는 노력을 해봐라.” 어떤 선배가 그런 얘기를 하시더라구요. “애는, 권위적으로 키우는게 애를 잘 키울 수 있을것 같긴 하다. 반듯하게 키울수 있을 것 같긴 하다. 근데 키우면 아빠가 나중에 권위를 잃는다” 그렇게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전 그게 가장 큰 고민이에요. 얘가 나하고 뽀뽀를 몇세까지 할껀가, 그리고 얘가 사춘기가 되면, 우리 조합원분들 그런 분들 많거든요. 아드님이나 딸이 가출해가지고 부산가서 찾아오고, 의정부가서 찾아오고 진짜 그래요. “형님 어디에요?” 이러면 “나 부산에 왔다 딸찾으러” 이런 얘기 많이 하시거든요. 그 분 말이 딸하나가 아들 셋 키우는거랑 맞먹는다, 비용도 그렇고, 돈도 그렇고, 그래서 저도 그게 가장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되고 그래요. 얘가 나랑 언제까지 뽀뽀해줄까, 나랑 언제까지 대화를 할 것인가, 그러기 위해서 내가 노력할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권호영 사무실에 여성동료들 보면, 거의 아빠 보기 싫다는 얘기만 하던데…
강상구 저는 그래서 인격적으로 대하는 방법이 공감하는거라고 했는데, 공감하려면 아이의 논리를 잘 알아야 돼요. 예를 들면 아침에 어린이집에 막 데리고 갈려고 나가잖아요. 근데 애를 챙겨서 나가는거는, 그 애에 스케줄이 아니고, 우리의 스케줄이잖아요. 근데 애가 신발신으러 가다가 장난감 팽이가 있어요. 그러면 아빠는 신발신고 있는데, 애는 신발 안신고 관심도 없고 팽이 만지작 거리고 있어요. 그러면 막 끌고 나가거든요. 근데 그거는 우리 논리라는 거죠. 애의 논리는 지금 이 순간에 팽이가 있어서 그걸 갖고 놀고 싶은 거에요. 근데 항상 이해를 안해줘요. 그러니까 공감을 한다고 원칙을 세워놨는데, 공감의 방식을 잘 모르는거죠. 그럼 애를 그냥 질질 끌고 “빨리 신발신어, 바빠죽겠구만” 이러면서 애를 어린이집에 끌고 가버려요.
이세훈 참 공감되는데, 제가 오늘 아침에 그랬어요. 아침에 화성에서 서울로 출근해야되는데, 어제부터 공을 많이 들였어요. 오늘은 일찍 재우고, 그래야 일찍 일어나니까… 다음날 다행히 원하는 시간에 딱 아이가 일어나줬어요. 그리고 밥도 잘 먹어줬어요. 근데 막판에 옷을 안입겠다는 거에요. 씻겼는데… 그래서 그때부터 현장에서 갈등이 되는 거에요. ‘아 빨리 입힐수 있는 방법이 뭘까’ 근데 최소한 강압적으로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게 현실에 부딪히는거죠. 내가 빨리 가서 뭔가를 빨리 준비해야하는데 (권호영 해보지 않아도 충분히 공감이 됩니다! 으흑) 그래서 오늘도 “순돌아, 아빠가 바빠서 그러는데 한번 봐줄수 없겠냐. 옷을 입어줘” 하는 순간에도 그런 욕구…(권호영 그렇죠 속에서 천불이!) 내가 힘으로 제압할수 있는데도… 이런게 내가 그런걸 아무리 인식하고 있고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순간에 느끼는 그게 너무 갈등이 되요.
강상구 근데 왜 애가 옷을 안입을려고 했어요?
이세훈 그러니까 걔는 말하자면, 놀고 싶었던거에요. 옷입고 싶었던게 아니고, 그때 그 수건으로 닦아줬으니까 그 수건을 가지고 좀 더 놀고 싶었던 거에요.
강상구 그러니까 그게 아이의 논리죠. 우리의 논리는 목욕이 끝났으니까 빨리 옷을 입고 나가는게 우리의 논리고, 애는 항상 부모의 논리에 제압당해요. 그런데 저도, 제가 한다는건 아니에요. 할려고 노력하는데, 저희는 주로 신발신을때 그 일이 벌어져요. 신발 안신고 팽이갖고 놀잖아요. 후우~ 한 다음에 심호흡한번 해야돼요. 못견디니까. 심호흡한다음에 딱 잡아주고, 근데 남자애들은 말이죠. 여자애들은 막 딴거 놀고 있는데 엄마가 딱 부르면 응? 이렇게 대답하는데, 남자애들은 그거에 집중하느라 그게 안들린대요. 그게 아이의 사생활에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그거 본 이후로 얘기할때 애를 딱 잡고 눈을 딱 보고 얘기해요. 그러면 반응해요. 근데 옆에서 얘기하면 계속 그 일만 하고 있어요. 그래서 심호흡한다음에 딱 앉아서 얼굴보고, “미루야, 너 지금 신발신을려고 했는데 팽이가 옆에 있어서 갑자기 너무 신났구나? 응 팽이갖고 놀고 싶겠네? 응. 그러면 방금전 까지 신발 신을려고 했던거 잊어버렸지?”, “응. 나 팽이갖고 놀래.”, “응 그렇구나. 그렇게 그러면 아빠 바쁘니까 이 팽이 딱 두번만 돌리고, 그래도 서운하면 들고가자” 이렇게 기다려요. 아니면 실랑이가 시작되거나, 압제정책을 피는… 그게 매일매일 벌어져요. 그래서 저는 그걸 할때가 있고, 못할때가 있어요. 너무 급하면 못하죠. 정말 미칠꺼 같애. 지금 안가면 안되는데. 진짜 아침마다 전쟁이거든요.
이세훈 저도 뽀로로 쓰레빠 신고 가야겠다는거에요. 나중에 교섭을 하다하다 안되가지고, “야 그럼 좋다, 그러면 네 가방에 넣어가자, 유치원가서 신어라.”
강상구 그렇게 애를 이해하고, 애가 지금 어떤 논리로 움직이는지를 공감해준 다음에, 대안을 제시하고 이해를 구해야 돼요. “야 근데 아빠는 빨리 가야되는데, 사람들이 아빠 기다리는데, 못가서 너무 속상하다 어떻하지?” 이렇게. 그럼 애가 자기 나름대로 할려고 생각을 하죠. 이제 그걸 “빨리해” 하면 애가 생각할 여지가 없는 거고, 전 질문하고 이러면 요즘에 애가 “내가 한번만 돌리고 갈까” 이렇게 얘길하더라구요. 근데 그게 굉장히 오랫동안 공감을 한 결과에요.
권호영 이 자리에 있어보니까, 정말 제가 지금까지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그런 생각 많이 했어요. 육아휴직해도 어느 정도까지 일도 좀 할 수 있을줄 알았는데 전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도움이 진짜 많이 되었어요. 고민도 좀 많이 하게 되고. 사실 아직 실감은 많이 안나거든요. 눈앞에 애가 있는게 아니니까. 근데 이거 하면서 실감이 나기 시작하면서 고민을 많이 해봐야될것 같아요.
이세훈 분위기를 이끌어주셔서 자연스럽게 얘기했던것 같아요. 저도 사실은 애를 낳기 전에 이렇게 좀 접할수 있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을 합니다.
육아휴직을 솔직히 말하면, 우리같은 경우에는 노조고, 당이고, 단체니까 가능한거지 일반분들은 상상할수 없는 얘기가 아닌가 싶어요.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성이 육아휴직을 한다는건 상상할수 없는 일인거죠. 하지만 그분들이 육아휴직을 하면 도움은 많이 되거든요. 개인도 도움이 되고, 애한테도 도움이 되고… 근데 육아휴직을 용기내서 하라고 말할 수 있을까, 특수한 군에게만 해당되는 일이 아닌가 싶어서 그게 제일 안타깝죠.강상구 저는 남자들한테 육아휴직하라고 해도, 안할게 틀림없기 때문에요. 제도가 강제해야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여자분들한테 싸우시라고 얘기하고 싶어요. 싸우는 만큼 얻습니다. 가사노동이건, 육아건, 당사자가 싸우지 않으면 남자들은 절대 스스로 안움직여요. 지금 한국에서 키워진 남자들은 그렇죠. 남자들한테 할말없구요. 여자들, 열심히 싸우시라는거랑, 강제육아휴직제도를 만들자, 이런거.
박성우 쉽진 않지만 육아휴직을 할수있는 조건이라고 한다면, 어렵더라도 하시게 되면 애를 낳고 어차피 평생을 키울텐데 길면 일년이라고 하는게 지나고 보면 길지 않거든요. 그래서 한번쯤 해볼만한 좋은, 기회고 경험이니까 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하셨으면 좋겠어요.
강상구 저는 제가 하고 싶은 말 생각났어요. 육아휴직 끝나던 마지막 날이요. 제가 책에도 써놨던건데, 너무 서운하더라구요. 내일부터 사무실에 나가서 일을 해야된다는게. 왜 서운했냐면 제가 아이랑, 아이엄마랑 저랑 딱 붙어서 한공간에 모여가지고 북적북적대면서 지지고 볶고 할 수 있는 시간이 앞으로 평생 다시 올껀가, 그 생각하니까 너무 서운하더라구요. 그리고 정말 1년더 할까 이런 생각 들었어요. 그렇게 힘들었지만. 그래서 그런 경험 평생 할수 없거든요. 남자분들 한번 용기내서 하셨으면 좋겠어요. 고맙습니다. (권호영 그럼 애를 한번 더 낳아가지고…웃음) 아이구 다시는… 지금은 절대 다시는… 돈도 없구요. 못키워요.
[수다회를 짧게 영상에 담았습니다]
바쁘신 가운데 수다회에 참석해 유쾌한 이야기를 풀어주신
강상구, 권호영, 박성우, 이세훈- 님에게 다시한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남성양육자 1%를 기억하는 평등한 세상!
육아에 참여하는 남성들의 수.다.본.능.에 참여하고 싶으신 분들!
지금 육아휴직을 하고 있는 남성양육자분들,
예전에 양육 한가닥 하셨던 분들, 나도 동네 엄마들처럼 모여서 ,
육아스트레스 수다로 풀고 싶었지만 도대체 그게 너무도 어려웠던 남성분들,
그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수다로 풀어보아요!
물론, 아이의 양육에 적극적으로 고민하고시고 선배양육자와 얘기를 나누고 싶은
예비 남성양육자분들! 언제나 환영입니다.
남자들끼리 무슨 수다가 되나, 싶으시죠? 저희도 걱정했습니다.
벗뜨..됩니다.
1초의 끊김없이 이어지는 수다의 향연!
이보다, 편하고, 유쾌하고, 신날 수 없다! 일단 한번 와보시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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