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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본 여성단체들은 오늘 9월 11일 오전 6시 장기파업중인 강남성모병원과 경희의료원에 대한 공권력 진압을 강력히 규탄한다.
본 단체들은 지난 8월 5일 성명서를 통해 강남성모병원과 경희 의료원의 장기 파업의 가장 큰 원인은 직권중재제도를 내세워 성실 교섭에 응하지 않는 병원 측의 불성실한 교섭태도에 있음을 지적하고, 병원측의 성실 교섭과 정부의 평화적 사태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오히려 정부는 지난 8월 26일 장기파업 중인 병원에 공권력을 투입하는 방침을 발표하여 사용자의 손을 들어주고 노조를 위협하였고, 급기야 금일 공권력을 투입하여 조합원들을 강제 연행하는 일을 자행하였다. 정부의 공권력 투입 방침 발표 후 수 많은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공권력 투입반대와 노사의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입장을 밝혔고, 오늘 본 여성단체들도 정부의 평화적 사태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예정하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병원 사용자측이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무력 강경 진압에 나선 것은 노조의 파업을 무조건 불법적인 것으로 몰아붙이는 과거 군사정권과 같은 구시대적 ·반민주적 행태로 규탄받아 마땅하다.
우리는 정부가 무슨 근거로 병원 노조원들의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무력으로 진압하는 반민주적 악행을 자행하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강남성모병원과 경희의료원의 노동자들의 '의료의 공공성강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인력확충' 요구는 안전한 의료환경을 만들기 위해 오히려 정부가 나서야 하는 문제이다. 또한 노동자들이 철폐를 요구하는 직권중재제도도 이미 1996. 12. 26.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 바 있으며, 국제노동국기구(ILO)도 직권중재제도가 결사의 자유에 위반된다며 수 차례에 걸쳐 시정권고를 한 악법이다. 따라서 이러한 노동자들의 요구는 노동자들의 권리확보를 위한 정당한 요구이며, 사회적 공공성까지도 인정되는 사안이다. 따라서 오늘 정부가 자행한 무력진압은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무력으로 묵살하고, 정부에 기대어 성실교섭에 불응하고 있는 사용자측의 부도덕성에 손을 들어준 행위이다.
특히 더욱 심각한 것은 오늘 진압과정에서 여성조합원에 대한 성추행이 있었다는 제보가 접수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보에 따르면, 여성조합원을 송파 경찰서로 연행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여성조합원의 가슴을 만지는 일이 발생하였고, 오늘 새벽 외부에서 파업 현장에 들어가려는 여성조합원의 바지를 경찰이 고의로 벗겼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만일, 이러한 여성조합원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 될 경우, 본 단체들은 경찰에 의해 자행된 여성 인권유린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물을 것임을 경고하는 바이다.
우리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무력진압 과정에서 연행한 병원 노동자들을 석방하고 현재 병원에 투입된 모든 경찰병력을 철수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병원 사용자는 교섭에 성실히 임하여 대화와 교섭을 통해 평화적으로 사태를 해결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만일, 여전히 정부와 사용자가 파업 노동자에 대한 탄압을 자행한다면 본 단체들은 여성노동자들의 정당한 노동권이 유린되는 상황을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02년 9월 11일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한국여성노동자회협의회
새세상을여는천주교여성공동체, 전국여성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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