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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활/동/참/관/기]
우리들의 송년회
김지숙, 이자현 :: 여성노동센터 회원, 여성문화즐기기 위원회
퀴즈, 민우회가 좋다!! - 김지숙
민우회 회원이 된 지 1년이 되어감을 뜻하는, 처음 맞는 노동센터 송년회다.
위원회 활동보고만 준비한 입장에서는 자기소개에서 시작한 다양한 프로그램들은 즐거운 잔치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무인도에 가져갈 3가지를 말하는 자기 소개로 안면을 텄고, 처음 만나는 회원들도 많고, 특히 알리안츠 소송자 분들이 직접 방문하여 함께 한 것은 민우회 노동센터다운 모습이었다.
송년회는 점점 활기를 띠기 시작했고, "퀴즈 민우회가 좋다"시간에서는 분위기가 고조되었다. 노동센터 활동보고를 진행한 사람은 TV의 임성훈처럼 안정적 진행과 호감을 자랑하는 이임혜경이 해주었다. 평소처럼의 재치로 사회를 보아 모두들 즐거워했다. 예선을 거치는 과정과 본선까지는 손에 땀을 쥐게 하였고 특히 청중들의 유일한 참여시간인 ARS 퀴즈시간엔 온 방이 술렁대는 재미가 있었고, 무엇보다 반가운 건 퀴즈 내용으로 그동안 위원회 모임 광고와 활동으로 접했던 노동센터 사업을 다시 꽁꽁 학습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 이어진 위원회 활동보고에서는 여성문화 즐기기 위원회의 귀여운 그림일기가 첫 테이프를 끊었다. 페미니즘미술에서 성문화 토론까지 그 여자들의 행보가 실로 주목된 시간이었다. 여성주의 영어자료 읽기 위원회에서는 십자말 풀이를 영어로 진행하였는데, 이 위원회가 주장해오던 '글로벌화 된 민우회'에 큰 기여를 할 것임을 기대하게 했다. 여전사 노동법 연구위원회에서는 사내부부 해고소송을 촌극으로 보여줬고, 회사측을 생생하게 비꼬아준 내용은 짧은 시간이 아쉽게 느껴지게 만들었다. 평화와 인권위원회에서는 최근 미군장갑차 사건과 관련하여 사건의 흐름을 앙징맞은 인형극 영화를 제작, 발표했다. 출연진들의 능청스러움과 F~USA하는 배경음악과 함께 강한 인상을 남겼다.
숨가쁘게 프로그램을 즐기고 나니 배가 슬슬 고파오기 시작했으며, 늦게 참석하는 회원들이 속속 도착하여 분위기는 점점 절정으로 향하고 있었다.
종이학이 우리를 데려다 주리라(소원풀라고~) - 이자현
친구 결혼식으로 송년회에 조금 늦게 도착했는데, 시끌시끌한 소리에 저녁식사가 시작되었음을 알았다. 친구 보낸 쓸쓸한 마음을 갈비탕 한 그릇으로 하나 가득 채워왔던 터라 배는 불렀지만 저녁 늦게까지 버티기 위해 수저를 들고 동참하고야 말았다.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공동체 게임을 위해 모든 의자와 책상을 뒤로 몰아내고 궁금한 입을 위해 귤도 하나씩 꺼내 먹었다. 네 팀으로 나누기 위해 O, X 퀴즈를 했다. 팀을 나누기 위한 게임이어서 떡볶이에 떡이 좋으냐 오뎅이 좋으냐 수준의 문제였다. 그런데 모두들 어찌나 진지하던지..나 또한 그 질문에서 '도대체 떡볶이에 풀이 죽은 오뎅이 무슨 맛이람' 하면서 말이다.
공동체 게임은 몸으로 "제시어(혹은 속담)전달하기"로 시작되었다. 아시다시피 여러 번 해본 게임이라서 이제는 통달했을 법도 한데 이 게임은 여전히 너무 어렵다. '레슬링'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몸으로 전달할 수 있을까? 결국 멀쩡하게(?) 시작한 레슬링이 에로버전으로 바뀌면서 우리는 다시 이 게임의 참맛과 민우회 친구들에게 정을 줄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다시 생각해도 당신들 너무 귀엽고 멋져요. 두 번째로 "이어서 노래부르기" 게임을 끝으로 공동체 게임을 끝낸 우리들은 선물 교환을 위해 또 한번 공간을 획기적으로 바꿨다. 동그랗게 둘러앉은 우리들 앞에는 알록달록한 선물들이 번호를 붙이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각자 번호표를 뽑고 선물포장을 뜯는 순간 모두들 무척 흐뭇해했다. 항상 그렇듯이 모르던 것을 알아가고 누군가가 나를 위해 바삐 움직인 손길을 생각하면 흐뭇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게다가 따뜻한 글귀가 적힌 카드가 함께 있다면 그 설레임과 온기는 더욱더 깊게 느껴진다. 그래서 선물을 개봉하고 편지를 읽을 때는 모두들 조용히 집중했다. 그날 선물들이 결과적으로 제 주인을 잘 만났기를 바래본다. 내게 온 선물은 작은 책 한 권과 핸드폰 줄이었는데, 최근 핸드폰 줄이 떨어져 허전하던 차에 내게 참으로 잘 찾아온 선물이었다. 여러분은 어떠셨는지요?
선물 교환을 끝내고 우리는 색종이 세 장을 앞에 두고 내년 소원을 하나씩 생각해 적어야했다. 그리고 그 종이를 접어 종이학을 만든 다음 준비된 판에 옹기종기 붙여놓았는데 그 이쁜 판을 일년동안 민우회 사무실에서 볼 수 있도록 붙여놓는다고 한다. 종이학 접는 법을 몰라서 옆 사람에게 배우고, 작은 종이를 두툼한 손으로 조물락 거리면서 힘들게 만들었는데 듬성듬성 채워진 판을 보니 벌써 70%는 소원 성취한 것 같았다.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인류애적 소원에서 빚 갚기, 살 찌우기 등 매우 실천적인 소원까지 우리들의 소원은 각양각색이었다. 한잔 술과 수다로 이어진 뒷풀이를 끝으로 2002년 민우회 노동센터 송년회는 끝났다.
일년 동안 노동센터를 가꾸느라 고생 많으셨던 민우회 지기와 민우회에 활기를 넣어준 우리 노동센터 회원 모두 수고 많았어요. 내년에는 여자들이 좀더 즐겁고 신명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라면서 다시 한번 종이학을 접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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